휴가철 이후 치질 잘 생긴다…바뀐 생활습관 탓

소화기관의 가장 끝부분에 위치한 구멍인 항문에서 혹이 만져질 때가 있다. 갑작스러운 출혈이 생기기도 한다. 이런 증상은 치질 때문이다. 여름에는 휴가 이후 치질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이 많다. 장거리 이동, 과음과 과식 등 생활패턴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벌어지는 현상이다.

치질은 대개 겨울철 발병률이 높지만 여름철 증상이 악화되기도 한다. 여름휴가 이후 갑자기 항문 질환이 생기거나 악화되는 사례가 많기 때문이다. 장거리 비행과 운전 등으로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 있거나 여행지에서 배변습관이 달라지면서 증상이 나빠진다.

비행기에서 같은 자세로 오래 앉아있거나 장시간 차를 운전하면 신경 조직이 많고 피부가 약한 항문이 평소보다 오래 압박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항문 주변의 혈압이 올라가 혈액순환이 저하되고 서서히 발병하던 치질 증상이 급격히 두드러지게 된다.

휴가 중에는 기름진 음식이나 육류 섭취가 늘면서 장기능이 저하되기도 한다. 대장 운동능력이 떨어지면 대변이 장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져 단단해지고, 배변 시 항문이 찢어지는 ‘치열’이나 변비로 인해 혹 같은 덩어리가 항문 밖으로 탈출하는 ‘치핵’이 발생할 확률이 높다.

차가운 음식이나 기름진 음식, 술 때문에 설사가 잦으면 항문 주위의 항문선이 세균에 오염돼 농양이 생기기 쉽다. 이 농양을 방치하게 되면 항문이 곪아서 고름이 터지는 치루로 발전하기도 한다.

치질은 증상에 따라 총 4기로 나뉘는데, 초기(1기)에는 배변 시 피가 묻어나는 증상이 나타난다. 배변 시 혹(치핵)이 튀어나왔다가 항문 속으로 저절로 다시 들어가는 것이 반복되면 2기다.

메디힐병원 유기원 부원장은 “비교적 증상이 가벼운 치질 1, 2기 단계에서는 수술 없이 식이요법, 변 완화제 사용, 좌욕 등 배변습관 교정을 통해 치료할 수 있다”며 “그러나 초기 치질 증상을 방치해 치핵을 손으로 넣어야 들어가는 상태인 3기나 치핵을 넣어도 다시 나오거나 아예 들어가지 않는 상태인 4기로 악화되면 가려움을 호소하는 항문소양증 등으로 이어져 수술을 통한 근본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치질은 한번 발병하면 재발률이 높아 예방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치질 증상이 의심되면 자극적인 음식과 음주를 삼가고 섬유질이 풍부한 식사를 해야 한다. 고콜레스테롤 음식이나 맵고 짠 음식은 변비와 설사를 유발하고 항문을 자극해 치질을 촉진한다. 일반적으로 항문 질환의 원인을 변비로만 생각하나, 설사에 포함된 분해되지 않은 소화액이 항문의 점막을 손상시켜 치열을 유발하기도 한다.

올바른 배변습관도 중요하다. 화장실에서 책이나 신문, 스마트폰을 보는 습관은 치질 발생 가능성을 높인다. 변비 증상이 있거나 변이 잘 나오지 않을 때는 무리해서 힘을 주거나 장시간 같은 자세로 앉아 있지 말고 변의가 느껴질 때 다시 시도해야 한다. 변비약이나 치질약을 오래 복용하면 대장 기능이 저하돼 오히려 화장실을 가기 어려워지므로 약 복용에도 주의가 필요하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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