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드 이어 중국발 ‘나고야’ 쇼크

나고야 의정서 적용을 받는 시점(8월 17일)이 한 달 앞으로 다가왔지만 제약 바이오 산업계의 대응책 마련이 부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웃 국가 중국은 다른 협약국과 달리 기본 로열티 외의 높은 정부 기금도 출연토록 해 적지 않은 타격이 예상된다.

나고야 의정서는 생물 유전자원의 이용으로부터 발생하는 이익을 공정하고 공평하게 공유해 생물 다양성의 보전 및 지속 가능한 이용을 목적으로 하는 국제 협약이다. 2010년 일본 나고야에서 채택되고 나서 2014년 10월 12일 발효됐다. 우리나라는 지난 5월 19일 나고야 의정서 비준서를 유엔(UN)에 기탁해, 90일 뒤인 8월 17일부터 적용을 받는다.

나고야 의정서의 효력이 정식 발효되면 해외 생물, 유전자원을 활용해 의약품, 화장품, 건강기능식품 등을 제조하는 기업은 당사국이나 권리를 가지고 있는 기업에 원료비와 함께 일정한 로열티를 지급해야 한다.

우리나라의 경우 해외 생물, 유전자원을 활용해 제품을 개발 및 생산하는 경우가 많다. 한국지식재산연구원의 ‘나고야 의정서 발효가 국내 바이오 산업에 미치는 영향’ 보고서에 따르면 활용 분야별 유전자원 이용 제품의 비율은 의약품 분야 63.7%, 건강기능식품 분야 46.2%, 화장품 분야 44.2%, 바이오 화학 및 기타 분야 43.0%였다.

특히 나고야 의정서의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해외 유전자원 및 그 파생물을 이용한 제품 비율은 의약품 69.8%, 건강기능식품 69.3%, 화장품 43.7%, 바이오 화학 및 기타 65.0%로 나타났다.

이런 사정 때문에 제약 바이오 업계에서는 로열티 상승뿐 아니라 자원 수급 불안정, 연구개발(R&D) 지연 등의 직격탄을 맞을 것을 우려하고 있다.

문제는 나고야 의정서의 직격탄을 맞을 제약 바이오 업계의 대응 상태다. 국립생물자원관이 지난해 주요 바이오 산업계 136개 업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4.4%의 기업이 나고야 의정서 대응책 마련에 계획이 없다고 답해 대비 태세가 미흡한 것으로 나타났다.

국립생물자원관 유용자원활용과 오현경 과장은 “제약 바이오 기업의 대응책이 미흡한 것이 사실”이라며 “나고야 의정서로 기업들의 어려움이 예상되는 만큼 확실한 대비가 있어야 한다”고 경고했다.

더욱이 문제가 되는 것은 나고야 의정서와 관련해 중국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는 것이다. 중국은 빠른 속도로 유전자원 보호 체계 및 관련 지식 재산권을 강화시키고 있으며, 유전자원의 통상 문제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수 있는 입법 체계를 구축 중이다.

이미 중국은 나고야 의정서 조례안 입법 예고를 통해 생물 유전자원에 대한 기본적인 원료비와 로열티는 물론 정부에 최소 0.5%에서 최대 10%에 해당하는 기금을 지불하도록 했다. 이에 업계에서는 사드 문제까지 얽힌 상황에서 중국이 우리나라 기업에 대해서는 최대 10%의 기금을 지불하도록 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아울러 중국은 기금 외에도 자국 내 생물 유전자원을 이용할 경우 의무적으로 자국 연구팀과 공동 연구를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오현경 과장은 “유럽 등 주요 나고야 의정서 협약 국가와 달리 중국은 자국의 생물 유전자원 이용에 굉장히 폐쇄적인 정책을 펼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로열티, 정부 기금 출연뿐만 아니라 자국 연구팀과의 공동 연구를 의무적으로 진행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오 과장은 “이는 실질적인 연구 성과도 자신들이 가져가겠다는 뜻”이라며 “관련 조례안 통과 시점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실행이 된다면 국내 기업들의 적잖은 피해가 예상된다”고 지적했다.

한편, 바이오 산업계는 공통적으로 나고야 의정서와 관련한 대응에 어려움을 호소했다. 국립생물자원관이 바이오 산업 및 연구계 종사자 25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 조사 결과 ▲법적 분쟁 대응 31.4% ▲나고야 의정서 적용 여부 24.1% ▲이익 공유 조건 23.4% ▲유전 자원 접근 절차 20.4% 등을 어려운 점으로 꼽았다.

[사진출처=Andrey Efimcev/shutterstock]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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