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자처럼 사고하기 어려운 이유 있다(연구)

과학자답게 생각하기란 과학자에게조차 쉬운 일이 아니다. 자신의 믿음이나 소신을 벗어난 관점도 수용해야할 때가 있기 때문이다. 이런 사고방식은 인간의 본능과 성질을 거스른다.

과학자들은 실험결과나 증거들이 본인의 종교적인 믿음 등과 상반돼도 객관적인 판단을 내려야 한다. 이는 보통 사람들이 지키기 어려운 사고패턴이다. 진화론을 냉대하는 사람들이 많은 것도 이런 이유다. 심지어 상당수의 과학자들이 압도적인 의견일치를 보인 과학이론이 푸대접을 받기도 한다.

왜 객관적인 증거가 제시돼도 사람들은 한쪽 귀를 닫고 편협한 시야 안에 머물러 있는 걸까. 최근 ‘학습 및 동기 심리학(Psychology of Learning and Motivation)’에 실린 미시간대학교의 연구가 그 이유들을 살폈다.

연구팀은 우선 사람은 한 가지 에피소드에 꽂히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지적했다. 다양한 표본을 바탕으로 한 평균적인 내용보다 단 하나의 특별한 에피소드에 영향을 받는다는 것이다. 즉 하나의 일화가 사람의 판단력을 흐린다는 것이다.

수십 명의 학생들을 대상으로 과학뉴스를 제시하고, 그 내용을 비판하도록 한 실험이 있다. 연구팀이 제시한 과학뉴스는 증거가 빈약하고 결론도 부적절했다. 또 학생 절반에게는 결론을 뒷받침하는 에피소드를 함께 제공했고, 나머지 절반에게는 특별한 에피소드를 전달하지 않았다.

실험 결과, 에피소드를 전달받은 학생들은 해당 과학뉴스에 대해 비판적인 관점이 약했다. 특정한 에피소드가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판단을 내리는데 방해가 됐다는 의미다.

과도한 자신감도 과학적이고 객관적인 사고를 하는데 장애가 된다. 사람들은 자신의 이해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있다. 수백 명의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다양한 과학뉴스를 읽도록 한 다음 내용을 설명해보도록 한 실험에서 학생들은 인과관계를 혼동하는 등 해석상 많은 오류를 범했음에도 불구하고, 본인 스스로 내용을 잘 이해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경향을 보였다.

종교적인 믿음처럼 자신의 믿음과 신념에서 기인한 편견도 과학적인 사고를 어렵게 한다.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은 사람이 그래프, 공식, 어려운 용어 등에 쉽게 현혹된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래프가 포함된 과학뉴스와 그렇지 않은 과학뉴스 중 전자가 사람들의 신뢰를 높이 산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들로 사람은 공정하고 논리적이고 합리적인 사고를 하기 생각보다 어렵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사진출처=studiostoks/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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