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SK, ‘IT’ 이어 ‘바이오’ 진검 승부

한국을 대표하는 IT 기업 삼성, LG, SK가 주전장을 바이오로 옮겨 시장 선점을 위한 치열한 한판 승부를 벌일 전망이다.

이미 스마트폰 등 IT 업계를 주름잡고 있는 삼성은 삼성바이오로직스와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앞세워 세계 바이오시밀러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그런가 하면 라이벌인 LG는 주력 사업 백신 사업을 중심으로 국내 기업으로서는 3번째로 바이오시밀러의 국내 출시를 예고하면서 바이오 제약 시장에서도 삼성을 견제하고 있다.

아울러 SK도 최근 SK바이오텍을 통해 국내 제약 기업으로서는 최초로 다국적 제약사 BMS(Bristol-Myers Squibb·브리스틀마이어스 스퀴브)의 아일랜드 생산 공장을 인수하면서 삼성과 LG가 버티고 있는 바이오 대전에 본격적인 참가를 알렸다.

SK, 신사업 ‘바이오’ 승부수

BMS의 생산 공장을 인수한 SK의 최근 행보는 당연 화제다. 국내 제약사가 글로벌 제약사의 생산 공장을 통째로 인수한 적이 없었기 때문이다.

SK바이오텍은 SK(주)의 자회사. 업계에 따르면 인수 금액은 아일랜드 생산 공장의 연매출 수준인 2000억 원이 넘는 수준으로 추정되고 있다.

아울러 SK바이오텍은 생산 설비와 전문 인력, BMS의 합성 의약품 공급 계약까지 흡수해, 유럽 지역 생산 기지 확보는 물론 BMS가 보유한 글로벌 판매망과 생산 노하우까지 확보하게 됐다.

특히 SK는 지난 4월 장동현 대표이사가 선임되면서 신성장 동력으로 바이오 제약 분야에 집중적인 투자를 예고함에 따라 바이오 시장에서도 이미 자리를 꽤 차고 있는 삼성과 LG를 추격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SK바이오텍은 이미 세종시에 신규 생산 시설을 완공하고 시험 가동 중이다. 생산이 본격화하면 현재 16만 리터 생산 규모가 두 배로 늘어난다. 지난 2월 이미 올해 목표의 70% 수주가 완료된 상태로 생산량의 대부분이 미국과 유럽의 선진 글로벌 제약사로 수출될 예정이다.

원료 의약품 생산 시설은 단계적 증설을 거듭해 2020년까지 지금의 5배 규모로 늘어나며 올해 글로벌 제약사 인수합병(M&A)을를 추진해 향후 완제 의약품 시장까지 사업을 확장할 예정이다.

또 신약 개발 자회사 SK바이오팜의 수면 장애 신약 ‘SKL-N05’는 임상 3상 약효 시험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NDA(신약 승인) 준비 중이다.

SK바이오팜은 2011년 SKL-N05를 미국 기업 재주(JAZZ)에 기술 수출했으며, 수면 무호흡증으로 인한 수면 장애 환자를 대상으로 한 글로벌 임상 3상 시험 결과 뛰어난 약효를 확인했다. 약효 시험 결과 주요 평가 지표인 졸림 정도 측정 시험에서 위약 대비 주간 졸림증이 현저하게 개선됐으며 환자의 주관적 졸림 정도도 상당히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SK바이오팜이 독자 개발 중인 뇌전증 신약의 임상 3상도 빠르면 올해 말 마무리된다. 또 중추 신경계 분야에서 쌓은 개발 역량을 기반으로 항암 분야에도 진출해 혁신 신약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LG, 백신-바이오시밀러 투 톱 체제 맞불

올해 1월 LG생명과학을 흡수 합병하며 본격적인 제약 바이오 진출을 선언한 LG화학. LG화학은 LG그룹의 바이오 산업을 이끌고 있다. 미래 먹거리인 바이오 시장에 본격 진출해 에너지, 물, 바이오의 미래 지향적 사업 포트 폴리오를 더욱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과거 연간 1000억 원 수준이었던 연구 개발(R&D) 투자 규모를 3000억~5000억 원 규모로 늘려 동시에 10~20개 신약 파이프라인을 가동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 나가고 있다.

구체적으로 국내 개발 신약 최초로 500억 원 매출을 달성한 당뇨 신약 제미글로를 앞세운 대사 질환 분야, 국내 최초 상업화에 성공한 뇌수막염 백신을 앞세운 백신 분야, 2012년부터 일본과 공동 개발 중인 바이오시밀러 분야에서 마켓 리더가 되겠다는 목표다.

이미 백신 파트는 마이크로소프트(MS) 창립자 빌 게이츠로부터 백신 분야에서의 우수한 품질과 생산 능력을 인정받아 대규모 투자 유치에 성공했다.

1990년대부터 지속적인 백신 투자를 통해 축적한 R&D 역량 및 우수한 품질, 생산 능력을 인정받아 무려 1260만 달러(약140억 원) 규모의 자금을 지원받는다. 이 자금은 신규 소아마비 백신 개발을 위해 사용될 예정이다.

뿐만 아니라 삼성과 셀트리온이 양분하고 있는 바이오시밀러 시장에도 곧 진입한다. LG화학 생명과학사업부가 그동안 개발해온 바이오시밀러 ‘LBEC0101’의 임상 3상을 마치고 상업화를 위해 식품의약품안전처에 시판 허가 승인을 신청한 것.

LG화학이 개발한 LBEC0101은 류머티스 관절염 및 자가 면역 질환 치료제 암젠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앞서 삼성바이오에피스가 바이오시밀러 브렌시스를 허가 받은 바 있다.

LG화학은 LBEC0101이 정식으로 국내에 출시될 경우 바이오시밀러 쌍두마차인 셀트리온과 삼성바이오에피스에 이어 세 번째 바이오시밀러 기업이 된다.

글로벌이 인정한 바이오기업 ‘삼성’

삼성은 지난 2010년 5대 신수종 사업 가운데 하나로 바이오 산업을 선정하고 바로 다음해인 2011년 위탁 생산 회사 삼성바이오로직스를 설립하며 본격적으로 사업에 진출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6년간 집중적인 투자를 통해 3개의 공장을 잇달아 건설하며 세계 최대 규모의 CMO 회사로 성장했다. 뿐만 아니라 단기간에 글로벌 3대 제약 시장으로 불리는 미국, 유럽, 일본 등에서 품질 승인을 획득하며 글로벌 품질 경쟁력도 입증했다.

이를 바탕으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BMS, 로슈 등 6개의 글로벌 톱(TOP) 제약사와 총 9개 제품에 대한 파트너십을 맺으며 안정적인 생산 물량을 확보하는데 성공했다. 또 지난해 11월에는 존슨앤존슨 자회사 실락과 3066억 원 규모, 5월에는 470억 원 규모의 의약품 생산 계약을 체결하면서 견고한 실적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이와 함께 삼성바이오에피스는 세계에서 가장 많이 처방되는 5대 바이오 의약품 가운데 암젠의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엔브렐의 바이오시밀러 국내 허가를 2015년 획득한데 이어 2016년 유럽 허가를 획득해 출시했다.

또 당뇨병 치료제 란투스의 바이오시밀러를 개발해 미국 진출을 위한 허가를 신청한 상태며, 유방암 치료제 허셉틴과 대장암 치료제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는 유럽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아울러 류머티스 관절염 치료제 휴미라의 바이오시밀러는 국내와 유럽에 제품 허가를 신청한 상태고 최근에는 글로벌 제약사 얀센의 레미케이드 바이오시밀러 렌플렉시스를 개발해 최종 판매 허가를 획득했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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