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산 약, 30일 내 사우디 시장 진입 가능성

국산 의약품이 사우디 제약 시장에 진출할 경우 제약 선진국과 동일하게 30일 내로 승인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사우디아라비아의 제약 책임자 알-하리리 씨는 19일 한국제약바이오협회와 산업통상자원부가 공동 개최한 ‘사우디 제약 분야 투자 설명회’에서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허가를 받은 약이 사우디에 진출할 경우 30일 내 승인받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사우디 정부는 2016년 탈석유와 산업 다각화를 목표로 하는 ‘비전 2030’을 발표하고, 그 일환으로 제약, 바이오 산업 등을 주요 전략 산업으로 선정했다.

‘비전 2030’의 분야별 세부 과제 이행을 위해 설치한 위원회(NTP 2020)의 제약 분야 책임자인 그는 사우디 의약품 시장 현황과 아울러 사우디 제약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 대상의 행·재정적 지원 방안을 구체적으로 소개했다.

알-하리리 씨에 따르면 미국 식품의약국(FDA)이나 유럽의약품 승인을 득한 의약품의 경우 사우디 의약품 시장 진입에 소요되는 시간은 30일에 불과하다. 주목할 점은 한국과 캐나다, 호주에서 품목 허가를 받은 의약품에 대해서도 이들 선진국과 동일한 대우를 해주는 방안을 고려하고 있다는 것. 이 같은 조처에 대해 그는 “여러 국가의 의약품이 신속하게 사우디 시장에 들어올 수 있을 것”이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의약품 승인과 관련된 서류를 제출해 등록하는 시간이 1년에서 3주로, 사우디 보건 당국의 답변을 받아볼 수 있는 시점이 3일로 대폭 단축된 것도 사우디 제약 시장 진출의 이점이다.

또 한국에서 임상 승인을 거친 약물 중 특정 의약품은 우선순위 아이템으로 분류해 사우디에서 60일 이내 임상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덧붙였다.

과거에는 검역 문제로 통관이 심각하게 지연됐는데 해당 업무가 사우디 보건 당국으로 일원화되면서 하루 내지 이틀 만에 해결되는 등 대폭 개선됐다. 연구소 시약도 6시간이면 도입 승인이 떨어지며, 공항 내 입국 심사 절차에도 굉장히 많은 시간이 소요됐는데 지금은 1~2시간이면 끝난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규제 완화 정책에 이어 재정적 지원 방안에 대해 소개했다. 정부가 기업에 지원하는 산업 개발 기금인 일명 ‘소프트 론’이 그것. 일반 기업의 경우 전체 필요 자금의 50%를, 반면 제약 산업과 같이 전략적 산업에 속하는 기업들은 최대 75%까지 소프트 론을 통해 조달 가능하다. 소프트 론 이자는 2.5~3% 수준이다.

알-하리리 씨는 “연구 개발 협력, 기술 이전, 임상, 직업 훈련까지 다양한 방면에서 한국과 사우디는 협력할 기회가 많다”며 “메나(중동 및 북아프리카) 제약 시장에는 리더가 없기 때문에 사우디가 그 역할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앞서 원희목 한국제약바이오협회 회장은 인사말에서 “기존 세계 제약 시장의 성장세를 미국과 유럽이 이끌었다면 앞으로는 중동을 비롯한 아시아와 중남미, 아프리카 국가들이 성장을 견인할 것”이라며 “오늘 설명회는 사우디 제약 시장의 이해를 통해 우리 제약 기업들의 중동 제약시장의 특징을 파악하고 현지 진출을 확대하는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어 강명수 산자부 통상협력국장은 “사우디는 지난해 제약, 바이오와 조선, 자동차, 신재생 에너지 등의 신선장 동력 육성과 일자리 창출 등 범국가적 노력을 경주하고 있다”며 “이의 일환으로 한국을 전략적 국가의 하나로 선정함에 따라 양국 정부는 협력 사업을 지속 발굴하고 협력 체계 구축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날 투자 설명회에는 이행명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이사장(명인제약 회장)을 비롯해 대웅제약과 동아ST, 유유제약, 셀트리온, 삼성바이오로직스 등 제약·바이오 업계 관계자 50여 명이 참석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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