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피믹스 많이 마시면 복부 비만, 혈관 손상?”

최근 하루 3잔 정도의 블랙커피는 몸에 좋다는 연구 논문이 꾸준히 발표되는 가운데 설탕과 커피 크림이 포함된 인스턴트 커피믹스의 섭취가 늘수록 허리둘레와 혈중 중성 지방 농도가 증가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전남대학교 식품영양학과 윤정미 교수팀이 2015년 7월~2016년 6월 광주의 한 병원을 방문한 건강 검진 수진자 113명의 인스턴트 커피믹스 섭취량과 대사 증후군 위험 인자의 상관성을 분석한 결과 이렇게 나타났다. 이 연구 결과는 ‘한국식품영양과학회지’ 최근호에 소개됐다.

이 연구에서 인스턴트 커피믹스 섭취와 허리둘레-혈중 중성 지방 농도(대사 증후군의 위험 인자)는 상관성을 보였다. 커피믹스를 많이 마실수록 허리 둘레-혈중 중성 지방 농도가 높을 수 있다는 것이다.

커피믹스의 섭취 횟수가 증가하면 공복 혈당과 혈중 중성 지방 농도도 함께 증가했다. 이는 커피믹스 섭취가 대사 증후군의 발생 위험을 높일 수도 있다는 의미이지만 커피믹스와 대사 증후군이 인과 관계를 갖고 있다는 뜻은 아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하루에 1컵 이상 인스턴트 커피믹스를 섭취하면 대사 증후군 위험 인자인 혈중 중성 지방 농도가 상승하는 연관성을 나타냈다”며 “(혈관 건강 등에 문제가 있어) 특히 지방 섭취에 주의해야 할 사람에겐 커피믹스 섭취 빈도와 섭취량 조절 교육이 필요하다”고 했다.

국내에서 판매되는 커피믹스 등 인스턴트커피의 주원료는 커피 원두-백설탕-원유 등이다. 당류 섭취에 기여하는 국내 백설탕의 소비 실태 조사 결과, 커피류에서 5% 정도 사용되는 것으로 조사됐다.

설탕은 두 가지 경로를 통해 대사 증후군의 위험 인자가 될 수 있다. 첫째, 지나친 설탕 섭취는 지방-탄수화물 대사의 조절 이상을 일으키는 직접 경로다. 둘째, 설탕 과다 섭취에 따른 체중 증가-지방 축적 때문에 지방-탄수화물 대사가 원활하게 이뤄지지 않는 간접 경로로 작용한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커피믹스엔 다량의 설탕이 들어 있으므로 정상적인 대사 조절을 위해 커피믹스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며 “여러 역학 연구를 통해 설탕이 든 음료의 과다 섭취는 혈중 지방 농도 증가와 인슐린 저항성-지방간-제2형 당뇨병-심혈관 질환-대사 증후군-복부 비만-고요산 혈증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서 커피믹스 섭취와 공복 혈당-허리둘레 등이 상관성을 보인 것은 커피믹스에 든 백설탕 등 당류의 과다 섭취 때문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 연구팀의 해석이다. 한국소비자원이 시판 중인 커피믹스 제품 12개의 당류 함량 표시를 조사한 결과 당류 함량은 커피믹스 1회 제공량(한 봉지, 약 12g)당 4.9~7g(평균 5.7g)에 달했다. 커피믹스 한 봉지에 든 당류를 칼로리로 환산하면 22.8㎉ 수준이다.

연구팀은 국내에서 유통되는 인스턴트 커피믹스의 지방 함량이 7.7~14%에 달하고(일반 우유의 지방 함량은 약 3.4%), 전체 지방 중에서 혈관 건강에 해로운 것으로 알려진 포화 지방이 차지하는 비율이 99~100%라는 사실에 대해서도 우려를 표했다. 커피믹스 한 봉지당 포화 지방 함량은 1.2g이고, 이를 통해 얻게 되는 칼로리는 10.8㎉에 달한다는 연구 결과도 나와 있다.

연구팀은 논문에서 “(이번 연구를 통해) 한국인이 많이 섭취하는 커피믹스 섭취량과 대사 증후군의 발병 위험 요인(공복 혈당과 혈중 중성 지방)이 연관성을 보인다는 사실은 알게 됐지만 둘 사이에 인과 관계가 확인된 것은 아니며, 연구 대상자의 수가 적어 일반화하기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했다.

[사진출처=Grand Warszawa/shutterstock]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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