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이자 탐욕에 말기 유방암 환자 ‘피눈물’

결국 높은 약값이 문제였다. 화이자제약의 전이성 유방암 치료제 입랜스의 급여화가 문턱에서 좌절됐다. 화이자의 의지에 달린 입랜스의 약값이 핵심이었지만 고가로 인해 급여 인정을 받지 못한 것이다.

이로써 그동안 화이자제약과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입랜스 급여화를 촉구하던 전이성 유방암 환자의 거센 항의가 예상되면서 강한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급여 인정 못 받은 ‘입랜스’

9일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8일 입랜스 포함 5개사 6개 성분에 대한 약제 급여 적정성 평가 결과를 공개했다.

공개된 결과에 따르면 아스트라제네카의 난소암 및 유방암 치료제 린파자와 한국다케다제약의 궤양성 대장염 및 크론병 치료제 킨텔레스, 암젠코리아의 골다공증 치료제 프롤리아프리필드시린지, 한국노바티스의 만성심부전 치료제 엔트레스토필름코팅정과 코센틱스주사, 프리필드시린지, 센소레디펜 등은 급여 적정성이 필요하다고 평가 받았다.

반면 관심이 집중됐던 입랜스는 급여 적정성을 인정받지 못해 비급여를 유지하게 됐다.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입랜스에 대해 “임상적 측면의 유용성과 필요성은 인정된다”면서도 “제약사에서 제시한 가격이 고가로서 항암제의 효과 등 개선 대비 비용 범위를 훨씬 초과해 급여로 인정하기 곤란하다”고 평가했다. 즉, 약값이 너무 비싸 효과성 대비 경제적인 효율성을 인정받지 못한 것이다.

화이자는 당초 이번 급여 적정성 평가에 위험 분담 계약제(Risk Sharing Agreement)까지 제안했음에도 급여화에 실패했다.

화이자 관계자는 “이번 급여 적정성 평가를 위해 위험 분담 계약제를 심평원에 제시했지만 높은 약값 때문에 급여를 인정받지 못했다”고 말했다. 위험 분담 계약제는 정부가 일정 부분 금액을 부담하는 제도로서 얼마 전 한국로슈의 HER2 양성 유방암 치료제 퍼제타는 위험 분담 계약제를 통해 급여화에 성공한 바 있다.

이런 사정을 놓고서 업계에서는 화이자가 입랜스 급여화에 의지가 있었는지에 의문을 달고 있다. 급여화 과정을 너무나도 잘 알고 있을 화이자가 높은 약가를 인정받기 위해 입랜스 약가를 너무 높게 책정했다는 분석이다.

입랜스 12월 급여화?

약제급여평가위원회는 입랜스 비급여 유지 결정을 내리면서 “향후 제약사가 가격을 인하하고 비용 효과에 관한 자료를 추가 제출할 경우 조속히 재평가 할 예정”이라고 여지를 남겼다.

이제 관심은 화이자제약의 입랜스 가격 인하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일단 화이자제약 측은 공식적으로 정해진 시기는 없지만 최대한 빠른 재평가 청구를 하겠다는 입장이다. 화이자 관계자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지만 내부에서도 재평가 받을 수 있도록 최대한 신속하게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환자들, “영국과 같은 무상 지원해 달라”

입랜스 급여 무산 소식이 알려지자 유방암 환자 단체는 즉각적으로 영국과 동일한 무상 지원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화이자제약은 영국에서 최대 5개월 동안 입랜스를 무료로 제공하는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고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는 입랜스가 한 달에 500~550만 원에 이를 정도로 영국보다 고가임에도 불구하고 환자들을 지원하지 않다가 환자들의 요구가 거세지자 환자 지원 프로그램을 실시하기로 했다.

오는 12일부터 실시되는 지원 프로그램은 한국혈액함협회를 통해 비용을 보전하는 리펀드 방식으로 입랜스 투여 환자에게 한 달 기준 160만 원의 비용을 보전해준다. 하지만 영국은 최대 5개월 무상 제공을 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에서는 무상 제공이 아닌 일부분 비용 보전 방식에 그침에 따라 환자 차별 논란으로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더욱이 이번에 입랜스가 급여화 문턱을 넘지 못하면서 유방암 환자와 단체의 무상 제공 요구는 더욱 수위가 높아질 것으로 전망된다.

그런데도 여전히 화이자는 무상 제공은 어렵다는 입장을 내놨다. 화이자 관계자는 “환자들이 영국과 한국의 다른 헬스 케어 상황을 받아들이기 어려워하시는 것 같다”며 “현재로써는 영국과 동일한 무상 제공은 어렵고 12일부터 환자에게 160만 원을 지원하는 것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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