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부 ‘강퇴-찍퇴’ 논란 박스터가 가족 친화 기업?

한국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의 불합리한 행태가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박스터가 이른바 찍어내기 강제 퇴직 논란으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금융감독원 전자 공시에 따르면 박스터는 주요 실적 지표가 일제히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6년 매출은 2522억 원으로 2015년 매출 1807억 원보다 약 40% 증가했다. 2015년 21억 원 수준이던 영업 이익도 2016년 무려 70%가 증가한 36억 원을 기록해 최고 실적을 달성했다.

특히 국내에 진출한 다국적 제약사 가운데 한국화이자(6815억 원), 한국노바티스(4484억 원), 한국로슈(3675억 원), 글락소스미스클라인(3005억 원), 한국베링거인겔하임(2663억 원) 등과 함께 연매출 기준 상위 10개사에도 포함돼 눈길을 끌었다.

이런 가운데 박스터가 전격적으로 인력 조정에 나서면서 노동조합 측과 극심한 갈등 양상을 보이고 있다. 사측은 본사 차원의 전략적인 사업 수정으로 불가피하게 인력 조정이 필요하게 됐다는 입장이지만, 노조 측은 특정 직원을 대상으로 한 불법적인 강제 퇴직이라고 극명하게 맞서고 있다.

강제 퇴직 vs. 사업 전략 변경 일환

지난해 최고의 실적을 달성하고, 타사를 인수 합병하는 등 경영상 호재를 누리고 있음에도 박스터는 특정 직원을 대상으로 한 비윤리적이고 불법적인 강제 퇴직, 찍어 퇴직을 강요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민주제약노동조합 박스터지부에 따르면 현재 박스터가 강제 퇴직을 종용하고 있는 대상자는 7명으로 모두 신장 관련 부서에서 근무하고 있다. 이들 가운데 4명은 여성으로 임신 중인 임신부까지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박스터는 해고 대상자의 이름을 명시한 채 사직서를 작성해 일명 찍어내기 퇴직을 자행하고, 대상자 선정 기준도 명확히 설명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일반적으로 다국적 제약사는 일차적으로 희망자를 대상으로 퇴직 신청을 받고 이후 부족한 인원을 강제 퇴직 혹은 찍어내기 퇴직을 통해 보충한다.

이러한 희망 퇴직도 부당 해고에 해당돼 극심한 노사 갈등을 빚게 되지만 박스터는 희망퇴직 신청조차 받지 않고 불법적인 강제 퇴직을 자행하고 있다는 게 노조 측의 주장이다.

한국민주제약노동조합 서동희 지부장은 “박스터가 하고 있는 인력 조정은 100%로 강제 퇴직이고 찍어내기 퇴직”이라며 “회사에서는 돈을 적게 쓰기 위해 오래 근무한 직원, 몸이 아파서 병가를 오래 냈던 직원, 임신한 여직원 등을 자의적으로 판단해 강제 퇴직을 종용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면 박스터는 이번 사안에 대해 공식적으로 사업 전략에 따른 인력 조정이라며 노조 측의 주장에 반박하고 있다.

박스터 측은 본사 차원의 사업 구조 변경으로 인해 여러 부분들이 수정되는 과정에서 그에 따른 조직 개편과 함께 인력 조정도 불가피하게 발생했다는 입장이다.

박스터 관계자는 “이번 인력 조정은 본사 차원의 사업 구조 변경으로 인해 불가피하게 진행되고 있는 것”이라며 “해당 직원하고 회사하고 퇴직과 관련해 논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회사 측도 좋은 마음은 아니다. 최대한 해당 직원들의 편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면서도 “인력 조정을 통해 슬림화 된 조직으로 개편하고 신약 개발을 위한 연구 개발에 투자가 이뤄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가족 친화 기업 인증 취소 가능성도

박스터 측의 이같은 설명에도 불구하고 업계에서는 강제 퇴직이라고 바라보는 시각이 대다수다. 더욱이 박스터 한국법인이 여성가족부가 주관하는 가족 친화 인증 기업으로 선정된 사실이 알려지면 논란이 확대되고 있다.

박스터 한국법인은 지난 2012년 전 직원의 가족을 회사로 초청하는 ‘박스터 가족의 날’, 매월 셋째 주 금요일은 오전만 근무해 직원들이 가족과 함께 더 많은 시간을 보낼 수 있도록 배려하는 ‘박스터 패밀리 데이’, 자녀 학자금 지원, 가족 건강 검진 지원 등 다양한 가족 친화 제도를 운영하고 가족 친화적인 직장 문화 확산에 앞장 선 공로를 인증받아 여성가족부로부터 가족 친화 인증기업으로 선정됐다.

가족 친화 기업은 근로자의 일·가정 양립 지원을 위해 가족 친화 제도를 모범적으로 운영하는 기업·기관들을 대상으로 신청을 받아 일련의 과정을 거쳐 가족 친화 인증을 여성가족부가 수여하는 인증제이다.

가족 친화 기업으로 인증받으면 중소기업의 경우 투자나 융자 대출 시 금리 우대가 지원되고, 출입국 심사 시에도 이용 편의가 제공된다. 특히 각종 정부 지원 사업에 참여하면 가점이 부여되는 등 혜택도 상당하다.

여성가족부에 따르면 가족 친화 기업으로 인증받은 기업은 3년이 지나면 재연장 신청을 할 수 있고 재연장 신청이 받아들여지면 2년 동안 지위를 연장할 수 있게 된다. 이후에는 매년 연장 신청을 해야 한다.

여성가족부와 박스터에 따르면, 박스터는 2015년 재연장 신청을 해 현재까지 가족 친화 기업으로서 인증을 받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하지만 가족 친화 기업이라는 인증이 무색할 정도로 박스터가 임산부가 포함된 강제 퇴직 및 찍어내기 퇴직 논란에 휩싸이면서 인증 취소 여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는 상황이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가족 친화 기업 인증을 받은 기업이 자의적으로 임산부 등을 강제 퇴직 시킨 사실이 확인된다면 인증을 취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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