티쎈트릭, 임상 3상 실패…거센 후폭풍 ‘우려’

한국로슈가 지난 4월 조건부 허가를 통해 국내에 출시한 면역 항암제 티쎈트릭이 임상 3상에 실패함에 따라 거센 후폭풍이 예상된다.

한국로슈는 지난 4월 24일 방광암 최초의 항 PD-L1 면역 항암제 티쎈트릭(성분명 아테졸리주맙)을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요로 상피암 환자를 위한 2차 치료제로 국내에 출시했다.

면역 항암제가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던 기존 항암 요법과 달리 인체의 면역 기능을 이용한다는 점에서 새로운 패러다임의 치료제로 평가받고 있는 상황에서, 30년 만에 등장한 방광암 신약이라는 점 때문에 티쎈트릭은 제약 업계의 각별한 관심을 받았다.

특히 임상 2상 자료만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과 한국 식품의약품안전처의 조건부 허가를 받아 국내에서는 이미 출시가 될 정도로 호평을 받았다.

한국로슈에 따르면 티쎈트릭은 전향적 2상 임상 연구에서 티쎈트릭을 투여 받은 환자의 객관적 반응률(ORR)은 16%, 완전 반응률(CR, Complete Response)은 6%로 나타났다. PD-L1 발현율이 높은 환자군에서 객관적 반응률(ORR)도 더 높게 나타났으나, 모든 환자군에서 유의한 반응이 확인됐다.

또 티쎈트릭을 투여 받은 후 반응을 보인 환자 가운데 65%의 환자에서 반응이 21개월(중간값) 추적 기간 동안 지속되고 있다. 전체 생존 기간(OS, Overall Survival)의 중앙값은 7.9개월(95% CI, 6.7 to 9.3), 12개월 생존율은 37%로 장기 생존의 가능성이 확인됐다. 3등급 이상의 이상 반응 발생률은 2% 이하로 관리 가능한 수준이었다.

하지만 로슈 측은 10일 홈페이지를 통해 “931명의 방광암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한 티쎈트릭의 임상 3상에서 생존 기간 연장에 실패했다”고 밝혔다.

조건부 허가를 넘어서는 최종 허가를 받기 위해 입증했어야 할 임상 3상에서 유의미한 결과를 만들어내지 못한 것으로 국내에는 이미 출시가 된 상황이라 상당한 후폭풍에 시달릴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면역 항암제 후발 주자로서 티쎈트릭과 어깨를 나란히 하던 아스트라제네카의 임핀지는 미국에서 방광암으로 승인받은데 이어 최근 임상 3상에서 폐암에 대한 효과성까지 입증해 자연스럽게 비교가 되는 상황이라 로슈의 부담이 더욱 커졌다는 게 업계의 분석이다.

티쎈트릭 임상 3상 실패와 관련해 한국로슈 측도 적잖이 당황한 것으로 보인다.

18일 세종문화회관에서 개최될 예정이었던 티쎈트릭 출시 기자 간담회가 갑자기 연기된 것은 물론, 임상 3상 실패와 관련된 대응 방안에 대해서도 “회사 측에서 현재 논의 중”이라고만 답할 뿐 구체적인 답변은 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일각에서는 2011년 로슈의 유방암 치료제 아바스틴이 효과성 부족과 부작용으로 인해 승인이 취소됐던 점을 들어 티쎈트릭의 승인 취소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는 상태다.

다만 티쎈트릭의 이번 임상 3상 실패는 방광암에 한정된 것으로 미국과 한국에서 비소 세포폐암 적응증 대한 승인도 받은 상태로 여전히 중요한 역할을 할 것이라는 시각도 존재한다.

한편, 티쎈트릭 임상 3상 실패와 관련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티쎈트릭의 임상 3상 내용을 보고 추가적인 조치에 대한 결정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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