긍정주의자도 상황 나빠질까봐 걱정한다(연구)

어떤 일이든 출발지점에 있을 땐 큰 기대감을 갖게 된다. 하지만 예상치 못한 부정적인 피드백이 들어오기 시작하면 기대치가 조금씩 낮아지고 나쁜 상황이 벌어질 것이란 걱정을 하게 된다. 긍정주의자들도 이 같은 생각에서 자유로울 수 없다는 게 최근 연구결과다.

건강에 자신 있던 사람이 건강검진에서 예상치 못한 나쁜 수치를 확인하게 됐다거나 공부를 잘하던 학생이 생각보다 낮은 시험점수를 받고나면 의기소침해지고 자신감이 떨어진다. 이후 벌어질 상황에 대한 기대치 역시 낮아진다.

그렇다면 이 같은 심리적인 변화는 낙관론자보다 비관론자에게서 두드러질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사실상 긍정주의자도 염세주의자만큼이나 최악의 상황이 벌어질지 모른다는 걱정을 한다.

국제학술지 ‘성격저널(Journal of Personality)’에 실린 논문이 이러한 내용을 소개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낙관주의자인지 비관주의자인지 파악할 수 있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긍정주의자 그룹은 “어떤 상황이든 최고의 상황이 벌어질 것이라고 기대하는 편이다”와 같은 문장에 동의하는 경향을 보였고, 비관주의 그룹은 “일이 잘못될까봐 걱정하며 보내는 시간이 상당수다”와 같은 문장에 동의했다.

그 다음 실험참가자들의 실질적인 생각을 확인할 수 있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에 참여한 법대생들에게 다가오는 사법고시에 얼마나 열심히 대비할 것으로 예측되는지 물었다. 그리고 사법고시 결과가 나오기 한 달 전과 하루 전 시험 결과를 예상해보도록 했다.

또 심리학과 학생들에게는 지능검사와 산수시험을 보면 몇 점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지, 다른 친구들에게 자신이 얼마나 매력적인 사람으로 보일 것이라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 예측해보도록 했다.

연구팀은 이 과정에서 실험참가자들에게 한 번씩 그들의 수행능력에 대한 피드백을 제공했다. 자신의 능력을 객관적으로 파악할 수 있는 이 같은 정보를 제공한 이유는 실험참가자들이 미래에 대해 걱정하고 긴장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다.

실험 결과, 전반적으로 긍정주의자들이 부정주의자들보다 높은 기대감을 갖는 경향을 보였지만, 향후 벌어질 일에 대한 긴장감과 걱정은 비관주의자들만큼이나 높았다. 행복도가 높고 건강 상태가 양호한 사람들도 마찬가지였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이 긍정주의자와 비관주의자의 사고방식에 차이가 없다는 걸 말하려는 의도는 아니라고 강조했다. 그보다 사람은 누구나 최악의 상황을 예측하고 이에 대비하려는 본능을 가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본능은 난감한 상황에 처해도 크게 당황하지 않는 원동력이 되고, 스트레스 수치가 지나치게 높아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전략적 기능을 하게 된다는 분석이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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