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 듣고 눈물 흘리면 마음 차분해진다(연구)

감정은 대체로 찰나에 스쳐지나간다. 버스를 놓쳤을 때 순간 치밀어 오르는 화를 떠올려보면 쉽게 이해할 수 있다. 하지만 서서히 고조되며 절정에 이르는 감정도 있다. 이 같은 감정이 일으키는 효과는 무엇일까.

슬픔이나 두려움과 같은 특정한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면 매우 격렬한 감정적 반응이 일어난다. 심지어 눈물, 오한, 실신과 같은 신체적 반응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부정적인 감정만이 이런 반응을 촉발하는 것도 아니다. 신비로운 저녁노을을 볼 때나 아름다운 음악을 들을 때도 이 같은 신체반응이 나타난다.

국제학술지 ‘사이언틱 리포트(Scientific Reports)’에 실린 최신 논문이 음악을 들을 때 일어나는 눈물과 전율을 심리적, 생리학적인 관점에서 살폈다.

연구팀은 학부생 154명을 대상으로 음악을 들을 때 얼마나 자주 눈물이 나는지 혹은 전율이 일어나는지에 대해 물었다. 전율이 일어나는 순간은 몸이 떨리거나 닭살이 돋는 경험을 했을 때로 정의했고, 눈물이 나는 순간은 실질적으로 눈물이 흐르거나 목에 메이는 상태로 규정했다.

설문조사 분석 결과에 따르면 음악 때문에 한 번 이상 격렬한 감정에 도달한 경험이 있는 학생 중 32명은 전율을 경험했고, 34명은 눈물이 난 적이 있다고 답했다.

실험참가자들은 자신을 격한 감정에 도달하도록 만든 음악 3곡을 택했다. 또 연구팀은 감정적 동요를 크게 일으키지 않는 음악 3곡을 별도로 선택해 총 6곡의 음악을 실험참가자들에게 들려줬다.

실험참가자들은 각 음악을 듣는 동안 심박동수, 호흡, 땀을 측정할 수 있는 기계를 착용했다. 또 음악을 듣는 동안 전율이나 눈물이 나면 마우스를 클릭하는 과제를 수행했다. 각각의 음악을 들은 후에는 감정적 고조 상태가 어느 정도의 강도로 나타났는지 실시간으로 연구팀에게 피드백을 제공했다. 행복감·차분함과 같은 긍정적인 감정, 두려움·슬픔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 흥분 정도 등에 대해서도 답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은 본인들이 직접 선택한 음악을 들을 때는 심박동수와 호흡이 빨라지고 땀이 많이 흐르는 등의 생리학적인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감정이 최고조에 이르는 시점 일어난 반응은 눈물을 흘렸느냐 전율이 일었느냐에 따라 차이를 보였다. 전율을 느낀 그룹은 생리학적인 반응이 지속적으로 증가한 반면, 눈물을 흘린 그룹은 오히려 감소하는 결과를 보인 것이다.

음악을 듣고 슬픔 혹은 괴로운 감정이 일어나 눈물이 났지만 절정에 이르렀을 땐 오히려 마음이 침착해지고 긴장이 완화되기 시작했다는 것이다. 이는 음악으로 촉발되는 눈물이 카타르시스 기능을 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카타르시스는 억압된 감정이 분출되면서 정화되는 것을 의미한다.

이번 연구는 눈물과 전율이 동시에 일어날 수 있는 상황을 고려하지 않았다는 점에서 연구의 한계가 있다. 하지만 연구팀은 눈물과 전율이 일으키는 효과는 각기 다르다는 점, 음악이 마음을 정화시키는 효과가 있다는 점 등을 밝혔다는 점에 의미가 있다고 설명했다. [사진 출처=sergign/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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