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 반응 논란, ‘타미플루’ 과연 안전할까?

최근 항인플루엔자 백신 타미플루에 대한 부작용이 보고되면서 사람들이 불안에 떨고 있다. 보건 당국이 해당 의약품에 대한 허가 사항을 변경하며 수습에 나섰지만 안전성 문제에 대한 논란이 재점화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19일 타미플루(오셀타미비르 단일제)에 대한 부작용이 보고됨에 따라 안전성 및 유효성 심사 등을 근거로 효능·효과, 사용상 주의 사항 등 허가 사항을 변경하기로 했다.

식약처에 따르면 타미플루를 처방받은 소아·청소년 인플루엔자 환자 가운데 일부에서 경련 및 섬망과 같은 신경 정신계 이상 반응이 발생했다. 이중에는 사고로까지 이어진 경우도 있는 것으로 보고됐다.

단, 식약처는 이러한 이상 반응이 타미플루로 인한 것인지 알려져 있지 않고, 타미플루를 복용하지 않은 환자에서도 이상 반응이 보고된 바 있다고 설명했다.

타미플루 이상 반응 ‘급증’

하지만 식약처의 설명과는 다르게 타미플루를 복용 후 생기는 이상 반응은 매년 증가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성일종 의원(자유한국당)이 식약처로부터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타미플루 이상 반응 신고가 2012년 55건에서 2016년 257건으로 무려 5배 가까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체적으로 구토, 오심, 설사, 어지러움, 소화 불량 등의 부작용 사례가 대부분이었지만 2014년 이후부터는 매년 타미플루로 인해 간 기능 이상, 심장 정지 증상으로 사망 사고가 일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지난해에는 11세 남자아이가 타미플루 복용 이후 이상 증세를 보이다 21층에서 추락해 사망하는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도 이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한 바 있다. 일본 후생노동성에 따르면 지난 2015년까지 총 57명이 타미플루 복용한 후 사망했으며 이 가운데 16명의 청소년이 이상 행동을 보이다 자살한 사례가 있다.

뿐만 아니라 소아·청소년에게 성인 용량을 처방하는 일도 빈번하게 일어나 부작용을 호소하는 사례도 증가하고 있다. 실제로 올해 초 한 병원에서는 A형 독감에 걸린 3살짜리 아기에게 성인이 먹어야 할 용량의 타미플루를 처방해 아이가 쓰러진 사건이 있었으며, 부산의 한 병원에서도 8살 어린이에게 어른 용량의 타미플루를 처방했다가 정정한 사례가 있었다.

이와 관련 일본 후생노동성은 만 10~19세 청소년들에게 아예 타미플루 투여 금지 조치를 내린 상태다. 하지만 우리나라 식약처는 타미플루에 대한 사용상의 주의 사항과 허가 사항만 변경했을 뿐 안전성 및 효과에 대한 검사는 전무한 상황이다.

때문에 타미플루에 대한 사회적인 불안감은 자녀를 둔 부모들을 중심으로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인터넷상에는 자신의 자녀들이 타미플루를 복용한 후 “불안 증세를 나타냈다”, “먹고 나서 멍해지고 바보가 된 것 같은 기분이었다”, “타미플루 복용 후 아들이 기면증 환자가 됐다” 등의 이상 증상을 보였다는 반응들이 쏟아지고 있다.

의료계가 바라보는 타미플루 안전성은?

그렇다면, 의료계에서는 타미플루 안전성에 대해 어떻게 판단하고 있을까? 대체적으로 전문가들은 문제성에 대해 우려하면서도 의료진이 좀 더 신경 써서 처방하면 크게 문제될 것이 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한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타미플루로 인한 이상 반응이 과거보다 증가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식약처가 허가 사항을 변경했다는 것은 예전보다 이상 반응과 관련된 수치가 증가했다는 뜻”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일반적으로 모든 의약품에는 부작용이 있지만 타미플루와 관련된 신경 정신성 이상 반응은 심화되는 것 같다”면서도 “처방 금지 등의 조치보다는 의료진이 환자나 보호자에게 유의 사항을 좀 더 강력하게 언급하고 처방한다면 큰 문제는 발생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합병원 임상시험센터의 한 관계자도 “타미플루와 관련된 신경 정신성 이상 반응은 식약처에 보고가 되고 있는 만큼 문제의 소지가 있을 수 있다”며 “명확한 인과관계를 따져 본 후 보건 당국이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말했다.

특히 이 관계자는 “일본의 경우 청소년들에게 타미플루 처방을 금지시켰다고 하지만 그렇다고 우리나라에서도 처방을 금지시키기엔 아직 무리가 있다”며 “기본적으로 의약품은 이상 반응이 나타날 수 있다. 타미플루를 복용한 소아 청소년에게 일어나는 이상 반응이 타미플루에 의한 것인지에 대한 보고가 없기 때문에 명확한 원인을 파악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또 한 종합병원 소아청소년과 교수는 “타미플루 복용 후 구토나 설사 등의 증상은 있을 수 있다”면서 “불면증 등 이상 행동을 보이는 경우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성인에게서는 보고된 바 없고 소아 청소년에게서 보고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의료계에 따르면 아직까지 타미플루를 복용한 소아·청소년들에게 생기는 부작용이나 이상 반응이 발생하는 원인에 대한 정밀 검사나 연구가 없어 타미플루를 처방하는 의료진도 사태를 파악하는 데 애를 먹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와 관련 의료계 한 관계자는 “타미플루 복용 후 발생하는 부작용과 이상 반응으로 사회적으로 불안감이 조성되고 있는 것은 타미플루에 대한 인과성 평가가 없었기 때문”이라며 “타미플루와 제네릭 의약품을 제외하면 타미플루를 대체할 의약품이 마땅치 않기 때문에 지금이라도 보건 당국이 타미플루 복용 후 생기는 이상 반응에 대한 인과성 평가를 해서 불안감을 해소시켜야 한다”고 주장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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