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천히 먹으면 칼로리 소모량 늘어난다

식사를 할 땐 천천히 오랫동안 꼭꼭 씹어 먹어야 한다는 건강전문가들이 있다. 이 같은 방법이 건강에 보다 유익하다는 이유다. 최근 전문가들은 칼로리 소모에도 보다 효과적이라고 주장한다.

고대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조차 7000년 전 이미 이 같은 식사법을 권유했다. 천천히 음식을 씹는 방식이 건강하고 튼튼한 소화기관을 만든다고 본 것이다. 이로 음식을 잘게 부수면 필수영양성분으로부터 소화가 안 되는 성분들을 떼어낼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1900년대 초반 미국에서도 이 같은 개념에 열광하는 사람들이 늘어났다. 스스로를 ‘실리적인 영양학자’라고 칭했던 호레이스 플레처는 액화가 될 정도로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라고 추천하면서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킨 것이다. 음식 한입을 먹을 때마다 무려 100번씩 씹어야 한다고 말했다.

플레처는 음식을 꼭꼭 씹을 때 영양성분이 좀 더 많이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플레처의 이러한 주장은 과학적 근거가 매우 부족하다. 위는 음식을 분해하고 영양성분을 흡수하는데 매우 탁월한 능력을 갖고 있기 때문에 굳이 잘게 분해할 필요가 없다.

영양학적인 관점에선 음식 씹는 횟수가 그다지 중요하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음식을 많이 씹는 방법이 불필요한 것은 아니다. 다른 건강상 이점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바로 식욕을 제어하고 체중 증가를 막는 효과다.

비만(Obesity)저널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덩어리가 남지 않을 때까지 음식을 꼭꼭 씹어 먹으면 소화 과정에서 소모되는 칼로리가 늘어난다. 음식을 씹는 과정에서 위와 소화기관으로 흐르는 혈류량 역시 증가한다. 300칼로리의 식사를 한다고 하면 평균 10칼로리가 더 소모된다. 이론상으론 한 달 기준 무려 2000칼로리를 더 소모시킬 수 있는 수준이다.

미국임상영양저널(American Journal of Clinical Nutrition)’에 실린 또 다른 논문에 따르면 비만인 사람들은 마른 사람들보다 음식을 씹는 횟수가 적다. 같은 종류의 음식을 같은 크기로 제공했을 때도 이러한 현상을 보인다.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평소보다 음식을 많이 씹도록 하자 공복과 연관된 호르몬 수치가 조절되고 포만감이 향상되는 효과가 나타났다. 음식을 많이 씹는 식습관이 비만과 싸우는 하나의 유용한 도구가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반대로 음식 먹는 속도가 빠른 사람은 신진대사장애 위험률이 35% 증가하고 고혈압, 고혈당, 높은 콜레스테롤 수치 등과도 연관성을 보인다. 음식을 씹는 행위 그 자체가 건강을 개선한다고 보긴 어렵지만 그에 따라 수반되는 다양한 변화가 건강에 유리하게 작용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사진출처=Rawpixel.com/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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