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명이 무서워” 두통 환자 빛 공포증 시달린다

날이 어둑어둑해져도 실내조명을 잘 켜지 않는 사람들이 있다. 성격이 어둡고 침울하다는 오해를 받지만 사실상 빛을 두려워하는 ‘광선공포증’ 때문이다. 보다 정확한 표현은 빛을 무서워한다기보다 빛에 민감하다고 볼 수 있다. 실내조명뿐이 아니다. 대낮의 밝은 햇빛도 불편해한다. 심지어 빛 때문에 통증이 느껴진다는 사람들도 있다.

광선공포증은 질환이 아닌 하나의 현상이다. 편두통, 안구건조증, 안구 내 붓기 등이 빛의 민감도를 높이는 원인으로 추정된다. 특히 편두통이 빛의 민감도를 높이는 가장 흔한 원인이다. 광선공포증이 있는 사람의 80% 이상이 두통이 있다고 말한다.

편두통은 물론 긴장성 두통, 군발두통이 있는 사람도 밝은 빛에 노출될 때 불편을 느낄 수 있다. 긴장성 두통은 스트레스나 피로 때문에 일어나는 가벼운 두통이고, 군발두통은 자율신경증상과 함께 나타나는 강도 높은 두통이다.

뇌를 둘러싼 막에 염증이 생기는 뇌수막염, 심각한 뇌 손상, 뇌장애의 일종인 핵상마비, 뇌하수체 종양 등도 광선공포증을 일으키는 원인으로 꼽힌다.

안구 건조증, 포도막염, 각막염, 홍채염, 백내장, 각막찰과상, 망막 손상, 눈꺼풀 경련 등 눈 자체에 문제가 있어도 광선공포증이 생길 수 있다.

정신건강과도 연관성이 있다. 광장 공포증, 불안증, 우울증, 양극성 장애, 공황장애와 같은 정신질환이 있는 사람들 중 광선공포증을 호소하는 사람들이 있다. 시력 향상을 목적으로 라식과 같은 수술을 받은 이후로 민감해지는 케이스도 있다.

컴퓨터 스크린에서 나오는 청색광처럼 특정한 빛의 파장은 민감도를 더욱 높인다. 미국 의료포털 웹엠디에 따르면 약물 부작용도 마찬가지로 빛에 예민해지게 만든다. 독시사이클린과 테트라시클린과 같은 항생물질, 울혈성 심부전 치료제, 간이나 신장질환을 치료하는데 사용하는 푸로세미드, 말라리아를 치료하는 퀴닌 등이 광선공포증과 연관성을 보이는 약물들이다.

밝은 빛에 노출되면 눈을 깜빡거리거나 감고 싶은 충동이 든다거나 아프다는 생각이 든다면 광선공포증이 의심되므로 병원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다. 병원에서는 눈 검사용 램프, MRI, 눈물막 검사 등을 통해 원인을 찾는다.

광선공포증 진단을 받았다면 개인 맞춤형 치료를 받는다. 특정 약물이 원인이란 사실이 밝혀지면 약물 복용을 중단하거나 다른 약으로 교체한다. 또 특수 제작한 색안경을 끼면서 개선해나가는 방법도 있다.

[사진출처=eggeegg/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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