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광협 교수, 8일 연세의학 대상 수상

연세대 의대 한광협 교수(내과학)가 ‘연세의학대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연세의학대상은 연세대학교의 명예와 위상을 높인 인물을 선정, 시상하는 제도로 시상식은 8일 연세대 금호아트홀에서 열리는 연세대 창립 132주년-통합 60주년 기념식장에서 진행된다.

간질환 분야의 세계적 권위자인 한광협 교수는 연세의대 졸업(1979년) 후 모교 교수로 재직하면서 일생을 간 관련 질환을 연구하는 데 바쳤고, 간질환 환자를 돌보는 일에 힘썼다.

한 교수에게는 ‘최초’라는 타이틀이 많다. B형 간염 치료제 개발과 관련한 임상시험에 국내 최초로 참여했으며, 간질환을 조기 진단하는 암예측 프로그램을 만들어 국제특허출원을 내기도 했다. 이런 성과로 한광협 교수는 고등학교 교과서 ‘진로와 직업’에 소개되기도 했다.

또한 암 관련 진료를 한 장소에서 한꺼번에 받게 해 진료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시킨 ‘간암클리닉’을 처음으로 만들었고 분야를 초월해 다양한 의료진이 협진하는 ‘연세간암연구회’를 발족해 ‘대한간암연구회’로 발전시켰다.

무엇보다 부인인 성진실 교수(방사선종양학과)와 공동으로 ‘국소적방사선항암동시요법’이라는 새로운 간암치료법을 개발하기도 했다.

“나는 국내 간질환 치료의 개척자라기보다는 그저 운이 좋아 새로운 연구를 처음으로 시작할 수 있었던 사람이다. 그때는 사회 전체가 급변하는 시기였다. PC, 퍼스널 컴퓨터가 막 도입되었고, 의학에서는 분자생물학 혁명이 일어났으며, 간질환 분야에서 전에 없던 신약이 점점 개발되던 때였다. 나는 그런 흐름에 발맞추는 데 거부감이 없었다. 남들보다 열린 마음을 갖고 있었기에 좋은 프로젝트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개척자가 될 수 있지 않았나 생각한다.”

모든 것이 운이 좋았을 뿐이라고 말하는 한 교수는 그러나 ‘다시 태어나면 다른 전공을 할 것이냐’는 질문에 “다른 분야를 했으면 좋았을까라는 생각을 해본 적 없다. ‘다시 소화기내과를, 그 중에서도 간을 연구할 것이냐’고 물어보면 물론 소화기내과를, 간을 선택할 것이다”라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한 교수가 자신만의 공헌이라고 자부하는 영역이 있다. 바로 ‘학제 간 협업’이다. 부인인 성진실 교수와 공동으로 개발한 국소적방사선항암동시요법이 그런 협업의 결과물이다.

“일본간암연구회에 초대 받아 갔을 때 미세한 관을 환부에 박고 약물을 투여하는 치료법을 목격했다. 이를 간암환자에게 적용해보면 어떨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내와 함께 연구와 토론을 통해 간 동맥에 항암제를 주입하면서 방사선 치료를 병행하는 치료법이 나왔다.”

한 교수는 방사선 전문가인 아내가 없었다면 이 치료법은 탄생할 수 없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전문가로서 나만 옳다는 오만함이 치료를 방해할 수도 있다. 아내는 내 오만함을 눌러 줬다. 팀워크가 새로움을 만드는 것이다. 오케스트라처럼 서로 의견을 교환하고 비판하며 치료하는 방식은 오만함을 벗어나 창의적으로 질환에 다가갈 수 있게 한다. 그동안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와 팀워크를 이뤄 간암을 다루는 접근법이 없었다. 간암클리닉은 그래서 탄생한 것이다. 또 팀워크를 통해 의사들은 환자 책임에 대한 부담을 나눌 수 있고 환자의 진료만족도도 높아진다.”

한광협 교수는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주임교수와 함께 대한간학회 이사장을 역임하며 연세의대 내과학교실 130년사와 대한간학회 20년사를 편찬하는 과업을 달성했다. 한 교수는 앞으로 의사로서 사회적 의무를 다할 생각이다.

“나는 사실 혜택 받은 사람이다. 여러 국가, 기관, 제도의 도움을 받아 원하는 연구를 꾸준히 할 수 있었다. 은혜에 빚진 자로서 과거 우리나라처럼 어려움에 처한 나라의 의학발전에 기여하고 싶다. 지금은 특히 간염이 많은 몽골 국가의 의사들을 훈련시키고 있다. 호전 가능한 병을 포기하는 건 안타까운 일이다. 그런 어려운 나라들과 지속적으로 관계를 맺어 의료진을 양성할 것이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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