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 경험, 남자는 ‘과장’, 여자는 ‘축소’ 왜 그럴까?

남녀 모두 성관계 파트너의 숫자와 성관계 횟수에 대해 거짓말을 하며, 남성은 과장 보고하고 여성은 축소하는 경향이 있다는 미국 공중보건학자의 주장이 나왔다.

미시간대 의대의 셔빈 아사리 교수(공중보건)는 최근 호주의 연구 분석 전문사이트 ‘더 컨버세이션’(The Conversation)을 통해 “성 경험에 대한 대중의 거짓 진술은 성병 관리를 어렵게 해 보건정책의 실효성을 해치기 일쑤”라며 이 같이 밝혔다.

아사리 교수는 “성 관련 조사는 인간면역결핍바이러스(HIV)와 성병 예방을 위해 매우 중요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신뢰성이 높아야 하지만, 거짓 보고하는 사례가 많아 혼란을 주고 있다”고 지적했다.

대중이 성 관련 조사에서 거짓말을 하는 데는 여러 가지 이유가 있다. 여성들은 성관계 파트너가 많다고 하면 문란한 사람으로 낙인찍히기 때문에 이를 줄여 보고한다는 것. 반면에 남성들은 성관계 횟수를 부풀려서 보고한다. 이 두 사례는 모두 자신들의 실제 행동이 사회적으로 용납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이런 현상을 ‘사회적으로 바람직한 편향’(social desirability bias) 또는 ‘사회적 인정 편향’(social approval bias)이라고 부른다.

이 때문에 혼전 성경험, 불륜 등에 관한 개인 조사를 곧이곧대로 믿기란 쉽지 않다. 물론 이런 과장-축소 보고가 일부 허풍쟁이들에 의해 이뤄진다는 연구 결과도 없지 않다.

아사리 교수는 “미혼 남녀뿐만 아니라 부부들도 거짓말을 한다”고 지적했다. 성관계에 대한 의사결정을 누가 내리느냐는 질문에 대한 부부들의 답변은 뜻밖에 일치하지 않는다는 것.

남성들은 긍정적인 답변을, 여성들은 부정적 답변을 할 가능성이 크다. 남성들은 성관계를 자주 하고, 콘돔을 덜 사용한다. 보고의 타당성과 무관하게 남성들에겐 우연히 만나 성관계를 맺는 파트너가 더 많을 수 있다.

여러 연구결과에 따르면 여성들은 남성들보다 더 안정적이고 장기적인 부부관계를 유지하며 더 적은 숫자의 불륜 파트너를 갖고 있다고 보고한다. 이는 일반적으로 남성은 ‘허풍’(swagger), 여성은 ‘비밀’(Secretive)이라는 생각과 일치한다.

성행위에는 이중 잣대가 있다. 남성들은 성행위로 ‘찬사’를 받지만, 여성들은 똑같은 성행위로 지탄을 받고 때론 낙인찍힌다. 성관계 파트너 숫자가 많을 경우 남성들은 친구들에게 인정을 받는 반면, 여성들은 손가락질을 받는다.

‘이기적 편향’(Self-serving bias)도 우리가 사고하고 행동하는 한 방식이다. 쉽게 말해, 좋은 것은 내 덕분이고, 나쁜 것은 남 탓이라는 뜻이다. 아사리 교수는 “이런 문제에 대한 유일하고 장기적인 해결책은 성도덕에 관한 이중 잣대를 꾸준히 줄여나가는 것”이라며 “성 관련 조사의 정확도를 높이기 위해서는 인터뷰의 전산화, 개인 프라이버시와 기밀 유지의 강화도 해결책의 일부”라고 했다.

한편 성 전문 미디어 속삭닷컴이 영국의 조사결과를 인용한 것을 보면 남성은 1년에 66.5회, 여성은 57.2회 성 관계를 한다고 응답했다. 다만 과학자들은 이 수치를 곧이곧대로 믿을 수는 없다고 설명했다. 통상적으로 남성은 이런 설문에 과시적인 반면, 여성은 조심스러운 반응을 보이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성 경험에 대해 남자는 과장하고 여자는 축소하는 경향이 미국과 영국 조사에서 공통적으로 나타난 것이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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