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분 대화법, 아이의 결정력 향상에 도움

어린 아이들은 또래 친구들과 뛰어놀기를 좋아한다. 어른이 붙잡고 진지한 대화를 나누려고 하면 이내 지루한 듯 몸을 배배 꼰다. 그런데 5분간의 짧은 대화라면 시도해볼만하다. 아이의 과거 혹은 미래에 대한 짧은 대화는 아이의 결정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리학자들은 미취학아동기는 미래를 계획하거나 대비하기에 아직 매우 이른 시기라는 사실을 증명해왔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미래를 전혀 대비하지 못할까.

미국 보스턴대학교 연구팀이 ‘발달심리학(Developmental Psychology)저널’에 이를 확인한 연구내용을 발표했다. 미취학아동과 아이의 과거 혹은 미래에 대해 5분간 이야기를 나누자, 아이는 미래에 벌어질 상황에 대비한 결정 능력이 좋아지는 결과를 보였다.

연구팀은 만3~5세 사이 아동 81명을 대상으로 연구원과 1대1로 5분간 대화를 나누도록 했다. 아동은 총 네 그룹으로 나눠, 네 가지의 서로 다른 훈련 상황에 노출되도록 했다. 첫 번째 아동 그룹은 가까운 과거에 경험했던 일을 연구원에게 이야기했다. 실험 당일 오전이나 전날 밤 있었던 일이다.

두 번째 그룹은 실험 당일 저녁처럼 가까운 미래에 무엇을 할 것인지 이야기했다. 세 번째 그룹은 성인이 됐을 때처럼 훨씬 먼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마지막 네 번째 그룹은 현재 상황에 대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대화 훈련을 마친 뒤에는 몇 가지 테스트를 봤다. 이 테스트를 진행한 연구원은 앞서 각 아동이 어떤 훈련 상황에 노출됐는지 알지 못한 상태에서 테스트를 진행했다.

아이들이 참여한 테스트는 총 네 가지다. 첫 번째 테스트는 모든 연구가 종료된 다음 연구원에게 상자를 열도록 요청하라는 연구팀의 사전 지시를 아이들이 제대로 따르는지 확인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아이가 실험이 끝난 뒤 연구원에게 상자를 열라고 요청한다면 이는 미래에 해야 할 일을 머릿속으로 잘 기억하고 있었다는 의미가 된다.

숲이나 눈밭을 트래킹 한다면 어떤 아이템을 가져가는 것이 적절하다고 생각하는지 선택하는 테스트, 지금 당장 한 장의 스티커를 가질 것인지, 실험 종료 후 두 장을 가질 것인지 선택하는 테스트, 더 좋은 놀이 기회를 얻기 위해 참고 기다리는 테스트 등이 함께 진행됐다.

실험 결과, 과거 혹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눈 아동이 그렇지 않은 아동보다 첫 번째와 두 번째 테스트에서 좋은 결과를 얻었다. 나머지 두 테스트는 그룹별로 별반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 4가지 테스트 모두 미래에 벌어질 상황에 대비한 결정능력을 평가하는 시험이만, 후반의 두 테스트는 개념 이해가 선행돼야하기 때문에 3~5세 아동이 해결하기에는 어려웠던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연구를 통해 볼 때 본인의 과거 혹은 미래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는 것은 현재의 자기 자신뿐 아니라 시공간적으로 보다 확장된 영역에 있는 자기 자신에 대해 생각하는 기회를 마련하는 것으로 보인다. 이로 인해 아이는 자신의 미래를 위해 보다 좋은 결정을 내리려는 시도를 하게 된다. 양육자는 아이와 함께 시간을 보낼 때 과거나 미래로 사고를 확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대화를 나눠야 할 것으로 보인다는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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