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없는 나라에 살아도 수면의 질 낮다

수면전문가들은 스마트기기의 불빛이 불면증 환자의 증가에 크게 기여한다고 보고 있다. 그렇다면 이 같은 문명의 혜택을 누리기 어려운 국가에 사는 사람들은 수면의 질이 높을까. 안타깝게도 그렇지 않은 것 같다.

인간생물학(Human Biology)저널에 실린 새로운 논문에 따르면 인공적인 불빛의 방해를 받지 않는 곳에 사는 사람도 이상적인 수면 패턴을 유지하지 못한다. 오히려 수면의 질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다.

미국 듀크대학교 연구팀은 아프리카 남동쪽에 위치한 마다가스카르의 농촌지역에 거주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수면 패턴을 추적했다. 이 지역 사람들은 전기가 없어 인공적인 불빛에 거의 노출될 일이 없는 생활을 하고 있다.

그런데 데이터 분석 결과, 이 지역 사람들은 문명의 이기를 마음껏 누리는 미국과 이탈리아의 동일 연령대의 사람들보다도 오히려 수면 시간이 짧았다. 또 수면의 질 역시 더 떨어지는 경향을 보였다.

단 보다 일관된 24시간 주기리듬을 가지고 있었다. 생체시계가 일관되면 심장 및 대사질환, 암, 기억력 손상 등의 위험률이 낮아진다.

그렇다면 이 같은 전통적인 생활방식이 수면의 양질을 떨어뜨리는 이유는 뭘까. 연구팀은 총 292일 동안 이 지역에 사는 성인 21명의 수면 패턴을 추적했다. 이 지역 거주민 중 일부는 발전기와 태양전지판을 가지고 있지만 마을 자체에는 전기가 공급되지 않는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인공조명인 아닌 불, 석유램프, 달빛과 별빛을 활용해 생활하고 있다.

실험참가자들은 수면 상태를 확인할 수 있는 추적장치를 착용했고, 이들 중 9명은 수면다원검사를 받았다. 이 검사는 뇌와 근육의 전기적 활성도를 측정해 수면의 질을 보다 정확하게 측정하는 방법이다.

실험 결과, 마다가스카르 거주자는 평균 6.5시간 수면을 취한 반면 대조그룹인 미국 거주자는 7시간, 이탈리아 거주자는 7.5시간 잠을 잔 것으로 나타났다. 또 마다가스카르 사람들이 수면 도중 잠이 깬 빈도는 미국인의 3배, 이탈리아인의 7배에 달할 정도로 잦았다. 잠이 드는데도 보다 많은 시간이 걸려 전반적인 수면의 질이 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많은 사람들이 같은 방을 공유하고, 대나무 벽과 초가지붕처럼 방음 기능을 제대로 못하는 환경에서 잠을 자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동물이나 아기 울음소리에 지속적인 수면방해를 받는다는 것이다.

스마트기기를 사용하지 않는 지역에 사는 사람들은 양질의 수면을 취할 것으로 생각했던 연구팀의 예상을 비껴난 실험결과다. 인공조명이 등장하기 훨씬 오래 전부터 사람은 수렵, 채집, 도피, 사교생활 등의 목적으로 잠을 줄이려고 노력했다. 이 같은 기질이 남아있는 것도 양질의 잠을 자지 못하는 하나의 이유로 해석된다. 단 스마트기기와 컴퓨터의 불빛은 생체리듬을 망가뜨린다는 점에서 건강상 좀 더 해롭다는 분석이다.

[사진출처=Amazingmikael/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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