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책 읽는 모임, “만성통증 감소에 도움”(연구)

사람들과 어울려 함께 책 읽는 활동이 만성통증을 줄여주는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 리버풀대학교 연구팀이 학술지 ‘인문의학’에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작은 모임에서 소설이나 시 등을 읽는 활동이 두통, 요통, 경부통 같은 만성통증을 완화하는 데 도움을 준다.

만성통증이란 특별한 외상없이도 신체 부위에서 느껴지는 통증이 12주 이상 지속되는 현상을 말한다. 대개 심리적 원인에서 발생하며 통증이 지속될 경우, 우울증이나 불안증 등 다른 정신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심리적 원인에서 발생하는 만성통증은 약물치료가 잘 듣지 않을 수 있다. 무엇보다 통증을 초래한 직접 원인을 제거하는 일이 중요한 것이다. 일부 환자들은 ‘인지행동치료’를 선택한다. 인지행동치료는 부정적으로 생각하는 방식을 의식적으로 바꾸는 훈련을 함으로써 마음을 다스리고 행동을 변화시킨다. 과거 연구에 따르면 인지행동치료는 단기적으로 만성통증을 줄이는 효과를 낸다.

함께 책 읽기는 치매 같은 만성질환에서 증상을 진정시키는 치료 요법의 하나로 쓰인다. 이에 연구팀은 함께 책 읽기와 인지행동치료가 만성통증에 얼마나 효과를 내는지 비교했다. 연구팀은 만성통증을 앓는 환자를 모집해 두 집단으로 나눴다. 한 집단은 5주간 인지행동치료를 받았고 다른 집단은 22주간 함께 책 읽는 모임을 했다. 인지행동치료를 하는 집단은 5주 후 함께 책 읽는 모임에 합류했다. 모든 참가자는 실험에 참여하기 전과 후에 자신이 느끼는 통증과 감정을 자세히 보고했다.

그 결과 인지행동치료는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관리’하는 데는 도움을 주었지만, 함께 책 읽기는 만성통증을 일으키는 고통스러운 감정을 ‘처리’하는 데 도움을 주었다. 또 연구팀은 함께 책을 읽은 후, 심각한 통증과 우울한 기분이 최고 2일 동안 개선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함께 책 읽기는 관계, 가족, 일 등 삶을 이루는 핵심 요소를 떠올리고 기억하게 만든다. 환자는 이런 작업을 통해 부정적 감정을 만든 사건을 의식 속으로 끌어올린다. 연구팀은 “함께 책 읽기는 감정적 고통의 원인을 의식으로 밀어 올려 직시하게 한다”며 “환자는 감정적 고통과 대결하고, 주위에 있는 공동 참여자들의 격려를 받음으로써 감정을 해소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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