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과 무관한 점, 많을수록 장수한다

몸에 점이 많으면 미용 상으로도 보기 안 좋을 뿐만 아니라 혹시 건강에 이상이 없는지 걱정이 앞서게 마련이다. 멜라닌 세포가 암세포로 변하면서 주로 검은 반점형태로 나타나는 피부암의 일종인 흑색종이 최근 국내에서 증가하고 있기 때문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 지난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흑색종 환자는 2007년 1984명에서 2011년 2576명으로 해마다 8% 정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흑색종은 전체 환자의 70% 정도가 50대 이상일 정도로 장년층과 노년층에서 주로 발병하지만 그보다 젊은 연령층에서도 드물지 않은 만큼 주의가 필요하다.

이런 흑색종에 대해 국내에서는 인식이 아직 낮다. 한국인을 포함한 동양인의 경우 주로 발바닥이나 손바닥, 손톱 밑과 같은 신체의 말단부에 자주 발생하는데다 가려움이나 통증 같은 자각증상도 뚜렷하지 않다.

얼핏 봐서는 보통의 점처럼 잘못 볼 수도 있는 모양새라 흑색종을 소홀히 여기고 지나치게 만든다. 그러나 흑색종은 피부암 중에서도 가장 악성도가 높은 암으로 꼽힌다.

환자가 흑색종을 자각하고 병원을 찾았을 때는 이미 상당히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흑색종은 림프관이나 혈관을 통해 뼈, 폐, 간 등 어떤 기관들로도 전이가 가능한 만큼 조기 발견과 치료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따라서 몸에 있는 점에 △크기가 커진다(지금 6㎜ 이상) △경계가 불규칙해진다 △비대칭적인 모양으로 변한다 △점의 색깔이 다양하게 변한다 등의 변화가 있을 때는 피부과 진료를 받는 것이 좋다.그런데 이와는 달리 건강 상 문제가 없는 점이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더 오래 살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영국 킹스칼리지런던 연구팀은 900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점이 100개 이상 있는 사람들은 점이 25개 이하인 사람들보다 평균 6년 더 오래 산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팀은 “점은 텔로미어까지 닿아있는데 텔로미어는 신발 끈 끝에 붙은 플라스틱처럼 DNA의 가닥 끝에 붙어 있는 것으로 DNA의 마모와 손상을 막아주는 것”이라고 설명한다. 텔로미어는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염색체 가닥의 양쪽 끝에 붙어 있는 꼬리로서 세포가 분열할 때마다 길이가 점점 짧아진다.

텔로미어가 모두 닳아 없어지면 세포는 분열을 멈추고 죽거나 기능이 망가진다. 조직과 장기의 기능도 이에 따라 저하된다. 따라서 텔로미어의 길이가 우리 몸이 나이를 먹는 속도를 나타내고 있는데 이번 연구에서 100개 이상의 점을 가진 사람들은 텔로미어의 길이가 더 긴 것으로 나타났다.

미국의 피부과 전문의인 베로니크 바테일 박사는 “점이 많은 사람들은 노화의 진행을 늦출 수 있을 뿐 아니라 노화 관련 질환에 걸릴 확률도 낮다”고 말했다. 이 같은 내용은 영국 일간 데일리메일 등에 실렸다.

[이미지출처:Evgeny Atamanenko /shutterstock]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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