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린 왜 TV를 보면서 행복을 찾으려 할까


출퇴근길은 고되지만 업무만큼은 적성을 살려 택했다. 바깥공기는 차가워도 퇴근 후 돌아갈 온기 도는 집이 있다. 대인관계도 그럭저럭 원만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복하단 느낌은 왠지 부족하다. 그리고 그 행복을 TV에서 채우려 한다. 왜 하필 TV일까. 

대다수의 사람들이 한가한 시간, 적극적인 활동보단 소극적인 활동을 택한다. 운동이나 악기 연주보다 TV시청이나 SNS염탐을 택한다는 것이다. 왜 삶에 유용한 활동을 두고 불필요한 활동에 많은 시간을 쏟는 걸까.

‘긍정심리학저널(Journal of Positive Psychology)’에 실린 새로운 논문이 이 딜레마를 풀기 위한 실험을 진행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적극적인 활동적인 장기적인 차원에서 우리를 더욱 풍요롭고 행복하게 만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순각적으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나태한 활동을 택한다.

미국 클레어몬트대학원과 콜로라도대학은 그 이유를 확인하기 위해 실험참가자 3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수십 가지의 다양한 활동이 나열된 목록을 제공하고, 각 활동에 대해 생각을 물은 것이다. 연구팀이 제시한 활동 중 일부는 음악 감상, 영화 시청처럼 소극적인 활동이고, 일부는 그림 그리기나 운동처럼 보다 적극적인 활동이다.

실험참가자들은 각 활동이 얼마나 즐거운지, 또 이 같은 활동을 하려면 얼마나 노력이 필요한지 혹시 벅차지는 않은지 등의 질문에 답했다. 또 평소 실제 생활에서는 주로 어떤 활동을 하고 있으며 각 활동에 할애하는 시간은 얼마나 되는지도 답변했다. 장기간 지속적으로 행복감을 전달하는 활동은 무엇인지도 택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의 답변에서 공통적인 패턴이 포착됐다. 장기적인 차원에서 행복감을 상승시키는 활동은 노력이 많이 필요한 활동과 일치한 것이다. 또 TV 시청하기처럼 수동적이고 소극적인 활동이 실질적인 여가시간의 대부분을 차지한다고 답한 점도 일치했다.

적극적인 활동은 오랫동안 행복감을 유지시켜주는 의미 있는 활동이지만 에너지 소모가 크고 당장 주는 즐거움이 적어 실천으로 옮기기 쉽지 않다는 분석이다.

연구팀은 이를 ‘행복의 역설’이라고 칭했다. 사람은 어떤 활동이 궁극적으로 행복감을 높여주는지 알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당장 즐겁고 편할 수 있는 활동을 선택한다는 것이다.

이를 극복하려면 갑작스러운 변화보단 서서히 변화하는 전략이 필요하다. 가령 열심히 운동해야 본인의 행복감이 높아질 것이란 생각이 든다면 헬스장에서 강도 높은 운동을 곧바로 시작하지 말라는 의미다. 그보단 우선 자신이 입고 싶은 옷을 구매해 동기와 자극을 주고, 그 다음은 집에서 간단한 스트레칭으로 운동을 시작한다. 이후 바깥 산책시간을 늘리는 등의 방식으로 운동에 재미를 붙이고, 궁극적으로 헬스장에서 강도 높은 운동도 할 수 있는 생활습관을 만들어 나간다.

또 다른 방법은 의지력을 높이고 생각을 제어할 수 있는 기술이다. 명상이나 심호흡, 요가 등을 통해 마음을 다스리는 훈련을 하라는 것이다. 본인의 생각을 현재보다 잘 통제할 수 있는 상태에 이르면 적극적인 활동을 할 때 발생하는 고통보다 즐거움에 초점을 맞춘 생활이 가능해진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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