걱정이 사라지지 않는 이유는 ‘완벽주의’ 때문

걱정은 마음을 불편하게 만들지만 지극히 정상적인 현상이다. 적당한 걱정은 삶에 유용하게 작용한다. 주변을 경계하고 위험에 빠지지 않도록 돕기 때문이다. 그런데 병적일 정도로 지나친 걱정은 문제다.

과도한 걱정에 휩싸인 사람은 하루 종일 “어쩌지”라는 생각을 반복한다. 고통스럽고 괴롭다는 생각이 들면서도 걱정을 떨쳐내지 못한다. 이런 상태가 장기화되면 불안장애나 공황장애가 나타나기도 한다.

그렇다면 불안감이 사라지지 않고 증폭되는 원인은 뭘까. 최근 ‘생물심리학(Biological Psychology)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영국 서식스대학교와 정신의학·심리학·신경과학연구소 공동연구팀이 이를 살폈다.

연구팀에 따르면 병적인 수준의 걱정은 위협요인에 대해 바짝 경계하는 심리에서 시작된다. 현재 자신이 처한 상황이 위험한 상황인지 아닌지 애매모호할 때 이를 위험한 상황으로 해석할 때 일어나기도 한다.

가령 타지에 떨어져 지내는 자녀에게서 오늘따라 연락이 안온다면 스스로 이를 나쁜 상황으로 이끌어 간다. 자녀가 심각한 사고를 당했을 가능성보단 업무상 바쁜 일이 있거나 저녁 사교모임에 참여했을 가능성이 높음에도 불구하고 굳이 부정적인 방향으로 생각을 몰아간다는 것이다.

이처럼 특정 대상이나 상황에 집착하는 것을 ‘주의 편중’이라고 한다. 연구팀은 부정적인 상황에 주의를 편중시키는 태도가 훈련을 통해 바뀔 수 있는지 확인했다. 긍정적인 상황에 집중하도록 훈련하면 걱정거리가 줄어들 수 있는지 살핀 것이다.

실험 결과, 차분히 앉아 심호흡에 집중하는 훈련을 받은 사람들은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걱정거리가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매우 단순한 방법이지만 걱정을 유발하는 원인으로부터 멀어지려는 마음이 실질적으로 걷잡을 수 없이 커지는 걱정이나 정신질환으로 이어지는 상황을 피할 수 있는 비결이란 것이다.

걱정거리가 점점 부풀어 커지는 또 다른 원인은 걱정을 ‘좋은 것’으로 인식하는데서 기인한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걱정을 나쁜 상황이 벌어지지 않도록 예방하고 문제를 해결하는데 도움을 주는 요인으로 생각한다는 것이다.

즉 완벽주의적인 접근방식 때문이란 설명이다.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항상 걱정하고 경계하는 마음을 가져야 문제를 완벽하고 깔끔하게 해결할 수 있다는 생각을 한다는 것이다. 이런 사람들은 스스로 걱정을 떨쳐내기 어렵다. 이럴 땐 전문가의 도움을 청하는 것이 좋다. 전문가들은 심리치료, 약물치료 등을 통해 완벽주의나 집요하게 걱정을 반복하는 강박증을 떨치는데 도움을 줄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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