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쓰면 정말 머리 나빠질까?

스마트폰이 대중화된 우리 사회는 기억조차 스마트폰에 맡긴다. 부모님의 생일, 친구의 전화번호, 찾아가야 할 장소 등을 모두 저장하고 알려주는 스마트폰은 우리의 정신적 수고를 획기적으로 덜어준다.

하지만 직접 내 머리로 사고하지 않는 습관이 우리의 사고능력을 떨어뜨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다. 자동차를 타면 원하는 목적지에 빨리 갈 수 있지만 너무 의존하면 몸 건강에 좋지 않듯이 말이다. 스마트폰은 우리 사고능력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

캐나다 맥길대학에서 진행한 연구(2010)에 따르면 내비게이션에 의존하는 운전자에서 장기 기억을 관장하는 뇌 영역인 해마의 활동성이 낮아졌다. 이와 유사하게 ‘네이처’(2001)에 발표된 연구에서는 가족의 전화번호 같은 사소한 정보를 전자 기기에 저장해 두는 사람일수록 그런 정보를 스스로 기억해내기보단 먼저 어느 기기에 저장해두었는지부터 기억해내려고 했다. 연구자들은 이런 습관이 사고력과 기억력을 감소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또 스탠퍼드대학에서 진행한 연구(2016)에 따르면 스마트폰으로 소셜미디어를 자주, 많이 하는 사람일수록 중요한 정보와 중요하지 않은 정보를 분류하는 능력이 떨어졌다. 소셜미디어에 범람하는 가짜 뉴스, 광고성 정보 등에 많이 노출되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마트폰을 손에서 떼지 않고, 늘 뭔가를 하는 행동도 인지력에 악영향을 끼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던캘리포니아대학에서 진행한 연구(2012)에 따르면 잠시라도 스마트폰과 멀어지지 않으면 뇌는 휴식을 취하지 못해 주의력이 크게 떨어졌다.

우리 뇌는 아무것도 하지 않을 때 정보를 처리하고, 경험과 정보를 연결하는 등의 인지 작업을 한다. 그래서 우리가 샤워를 하거나 산책을 하는 등 휴식 시간을 가질 때 좋은 아이디어가 떠오르는 것이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우리 주의력을 뺏어 창조적 작업을 방해한다.

결과적으로 스마트폰은 유용하고 편리한 도구이지만 우리가 지닌 잠재적 인지 능력과 창의성을 떨어뜨릴 가능성이 있다. 우리 뇌는 연습과 훈련을 통해 더 깊은 사고력과 집중력을 발휘하게 된다. 하지만 스마트폰이 이런 능력을 넘김으로써 우리가 높게 평가하는 인간만의 자질이 퇴화될지도 모르는 것이다. 어느 광고의 문구처럼 가끔은 스마트폰을 손에서 놓아도 괜찮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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