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민자에 대한 청소년 편견 형성은 언제?

이민자 수용에 대한 미국 정부의 강경한 대응방식이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미 연방항소법원의 결정에 따라 이민억제정책의 효력은 잠정 중단됐지만 이민자에 대한 선입견이 형성될 것을 우려하는 목소리는 여전하다. 그렇다면 이민자에 대한 선입견은 언제 어떻게 형성되는 걸까.

최근 ‘영국심리학지(British Journal of Psychology)’에 발표된 논문이 청소년의 이민자 편견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스웨덴 청소년 500명을 대상으로 이민자에 대한 아이들의 태도가 시간이 흐르면서 어떻게 변화하는지 추적 관찰한 것이다.

스웨덴 오레브로대학교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이 13세였던 2010년 이번 실험을 시작했다. 실험이 시작된 시점,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이민자에 대한 태도, 우정, 공감 지수 등을 조사했다. 그리고 2012년과 2014년 동일한 조사를 또 다시 시행했다.

실험참가자들의 부모와 친구를 대상으로도 이민자에 대한 태도를 설문조사했다. 설문조사 항목은 “이민자들은 단지 스웨덴의 복지 혜택을 누릴 목적으로 들어온다”와 같은 항목으로 구성됐다.

설문내용을 분석한 결과, 청소년 초기에는 이민자에 대한 편견이 점점 강해지다가 중기에 이르러 다시 감소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이 같은 편견을 형성하는데 부모가 비치는 영향이 무엇보다 크다는 점을 발견했다.

편견이 심한 부모를 둔 아이일수록 이민자에 대해 부정적인 태도를 형성해나갔다. 반면 친구들의 영향력은 청소년 초기에만 강했고, 시간이 흐를수록 점점 미약해졌다. 부모는 항상 동일하지만 친구는 수시로 바뀌기 때문에 영향력이 절대적이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는 분석이다.

단 이민자에 대한 편견이 있는 부모를 둔 학생들 중에도 이민자 친구를 둔 아이들은 청소년 초기부터 선입견이 증가하지 않았다. 이민자 친구와의 교제가 선입견 형성을 저지하는 역할을 했다는 의미다.

이를 통해 볼 때 ‘공감’이 이번 연구의 핵심이다. 선입견을 가진 부모와 친구가 많은 청소년일수록 다른 사람에 대한 감정이입이 떨어진 반면, 이민자 친구가 있을 땐 공감능력이 상대적으로 높은 경향을 보였기 때문이다. 사회경제적 배경과 부모의 교육수준 역시 연관성을 보였다. 저소득층 가정, 부모의 교육수준이 낮은 환경에서 자란 청소년일수록 이민자에 대한 편견이 강했다.

이번 연구는 관찰 수준에 머물렀다는 점, 유전적 요인 등 다른 가능성을 확인하지 않았다는 점 등에서 한계가 지적된다. 단 청소년 선입견 형성에 대한 종적 연구가 그동안 많지 않았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 이를 바탕으로 선입견을 형성하지 않도록 교육하는 방안 역시 구상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다른 사람에 대한 공감대를 형성할 수 있는 능력을 향상시키는 교육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이미지출처:Rawpixel.com/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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