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제역 또 발생, 인간에겐 안전한가

충북 보은 지역 젖소 농장에서 구제역 확진 판결이 나왔다. 방역당국은 농장 내 사육중인 젖소 195두를 살처분했다. 조류독감, 노로바이러스가 완전히 진정되지도 않았는데 또다시 동물 전염병이 발생해 먹을거리에 비상이 걸렸다.

구제역은 소나 돼지, 양, 사슴 등 발굽이 둘로 갈라진 동물이 걸리는 전염병이다. 구제역 바이러스는 전염성이 매우 강한데 공기를 통해 호흡기로 감염되기 때문에 무리에서 한마리가 감염되면 나머지 가축 모두에게 급속하게 감염된다. 일단 감염되면 체온이 오르고 입과 혀, 발굽 주변 등에 물집이 생겨 앓다가 죽는다. 치사율은 무려 55%에 이른다. 이번 구제역은 지난해 3월 29일 충남 홍성군 돼지농장에서 발생된 이후 11개월여 만이다.

구제역은 왜 이렇게 치명적일까? 근본 원인은 인간이다. 오로지 기름진 고기만을 얻기 위해 유전적 다양성을 없애는 육종과 대량생산을 위한 공장식 사육이 구제역 바이러스가 빠르게 퍼지는 데 일조하기 때문이다.

구제역은 인간에게도 전염될까? 구제역은 사람과 동물이 공통으로 걸리는 ‘인수공통전염병’은 아니기에 다행히 사람에게는 전염되지 않는다. 또 구제역 바이러스가 사람 몸에 들어가도 2주 안에 소멸하므로 구제역에 걸린 동물의 고기를 먹더라도 큰 이상은 없다. 게다가 구제역 바이러스는 50℃ 이상의 온도에서 파괴된다.

지난 2001년에 영국에서 도축된 소들을 폐기하는 작업을 하던 인부들에서 인간 구제역 의심 증세가 발생해 의삼 환자 13명을 정밀 검사했지만 구제역은 아닌 것으로 판명 났다.

문제는 조류독감, 노로바이러스에 이어 구제역까지 발생함으로써 먹을거리에 대한 불안이 커지고 공급 위축으로 가격은 폭등해 소비자와 유통·요식업체의 피해가 예상된다는 점이다. 살처분만으로는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선 더 근본적인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

우선 가축에게도 최소한의 생존 공간과 생육 여건을 마련해주는 ‘동물복지’형 축산이 시급하다. 동물복지 개념을 도입해 쾌적한 환경에서 키워진 가축은 전염병 저항력이 높으며 품질도 뛰어나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2012년2월에 동물보호법 및 관련 고시 제정으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제를 시행하고 있다. 앞으로는 닭, 돼지에 이어 축산동물 전체에 확산할 필요가 있다. 한 검역 전문가는 “동물이 과도하게 밀집되거나 열악한 환경에서 사육되는 경우, 쉽게 A 구제역 등 질병 발생 사회적 비용이 높아질 뿐 아니라, 소비자들에게 안전한 먹거리제공을 보장 할 수 없다”라며 “건강한 동물의 필수 조건은 동물의 습성을 배려한 동물복지이며 지속 가능한 축산을 위해서 동물복지 축산농장 인증을 점차 넓혀갈 필요가 있다”고 했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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