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아이 과체중이란 생각, 실제 비만 유발(연구)

부모의 생각이 아이에게 미치는 영향은 엄청나다. 자녀가 통통하다고 생각하면 정상체중인 아이조차 향후 과체중이 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발표된 새 연구논문에 따르면 부모의 생각은 자녀에게 ‘자성적 예언’을 촉발해 이 같은 현상으로 이어진다. 자성적 예언이란 쉽게 말해 ‘말이 씨가 된다’는 뜻이다. 머릿속으로 ‘이런 일이 벌어질 거야’라고 생각하면 실제로 그런 일이 벌어진다는 것이다.

긍정적 기대를 심어주면 긍정적인 효과가 나타나고 부정적인 인식을 심어주면 부정적인 결과로 이어진다는 의미다. 즉 부모가 자녀에게 과체중이란 인식을 심어주면 아이는 향후 실제로 과체중이나 비만이 될 수 있단 것이다.

연구팀이 선행 연구논문 두 편을 분석한 결과다. 아이가 과체중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를 둔 자녀는 정상체중이라고 생각하는 부모를 둔 아이보다 체중이 많이 늘어나는 경향을 보였다. 부모가 아이의 체중을 의식하면 건강을 유도하는데 도움이 될 것 같지만 ‘심리과학(Psychological Science)저널’에 실린 이번 논문에 따르면 그렇지 않았다는 것이다.

아이가 자신의 몸을 부정적인 관점에서 바라보게 되면 체중을 감량하려는 시도에도 불구하고 결국 이 같은 노력이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비만은 잘못 혹은 혐오라는 이미지와 이어지면서 심리적으로 위축되거나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으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호주에 거주하는 가정 2823가구, 아일랜드 가정 5886가구를 대상으로 한 두 연구를 메타 분석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호주 연구는 4~5세 아동의 신장과 체중을 측정하고 이후 10년이 지난 시점 또 다시 체크했다. 그리고 부모로부터 과체중이라는 낙인이 찍힌 아이일수록 10년간 필요 이상 체중이 늘어났다는 점을 발견했다. 또 이런 아이들은 날씬해지기 위해 다이어트를 해본 경험이 있단 점도 확인했다.

여아는 물론 남아에게도 동일한 현상이 나타났다. 또 아이의 체중, 병력, 부모의 수입과 무관하게 일관된 결과를 보였다. 아이가 애초에 정상체중이었든 과체중이었든 상관없이 체중이 늘어났다는 것이다.

아일랜드 수집 데이터는 아이가 9살일 때와 13살일 때 두 차례에 걸쳐 측정한 내용이 담겨있었으며 마찬가지로 동일한 현상을 보였다. 국적이나 문화와 무관하게 부모의 생각이 자녀의 체중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보인다는 것을 입증한 부분이다.

그렇다면 왜 아이는 이처럼 부모의 생각에 큰 영향을 받는 걸까. 부모에 의해 과체중이란 사실을 의식하게 된 아이들은 음식에서 계속해서 위안을 찾거나 날씬함에 대한 강박 때문에 식이장애가 생기고 요요가 오는 등 부작용을 경험하기 때문일 것으로 추정된다.

미국소아과학회는 이번 논문을 바탕으로 부모는 아이의 체중과 다이어트에 대해 과도한 충고를 하지 않아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대신 건강한 식습관과 운동습관을 가질 수 있도록 격려하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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