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시 치매? 가족의 걱정..“경도인지장애 판단이 중요”

“혹시 치매로 진행되는 것은 아닐까?”

삶의 질을 급속히 악화시키는 치매에 대한 두려움이 갈수록 커지고 있다. 특히 고령층에서는 건망증을 겪을 때마다 ‘치매’를 떠올린다. 환자 본인뿐만 아니라 가족들의 삶을 무너뜨리는 치매를 조기에 진단하고 치료하려는 욕구가 높아지고 있다.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이 정상이지만 기억력에 문제가 있는 사람이 있다. 이 경우 건망증과 치매의 중간단계인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를 의심해 볼 수 있다. 치매에 비해 판단력, 지각능력, 추리능력, 일상생활 능력 등이 대부분 정상이지만, 단순한 건망증에 비하면 더 많이 잊어버리는 증상이다.

나이가 들면 일반적으로 기억력이 감퇴하고 활동에 제한이 생긴다. 겉으로 봐서는 단순한 건망증인지 경도인지장애인지 치매인지 구별하기 쉽지 않은 이유다. 경도인지장애를 기억력 감퇴나 건망증으로 혼동하기 쉬운 것도 여기에 있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이현 교수(신경과)는 “경도인지장애의 주요 증상은 방금 있었던 일이나 최근의 일을 잊어버리는 단기 기억력 저하가 대표적”이라며 “이전에는 스스럼없이 하던 일도 잘 못하고, 계산 실수가 잦아지는 것 등이 있다”고 말했다.

지난 2013년 1월부터 2016년 10월까지 가천대 길병원을 방문한 치매 환자 9만 7102명 가운데 14%인 1만 3470명이 치매의 전단계인 경도인지장애로 진단됐다. 알츠하이머치매는 5만 8865명, 혈관성치매는 1만 2854명, 기타 치매는 1만 1913명으로 나타났다.

특히 치매로 진행될 가능성이 매우 높은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매년 증가추세에 있다. 지난 2013년에는 521명이었던 경도인지장애 환자는 2014년 4214명, 2015년은 4300명으로 증가했고, 2016년 10월 현재까지 4435명에 달했다.

보건복지부에 따르면 65세 이상 인구의 경도인지장애 유병률(2012년)은 27.8%로 전체 노인 인구의 1/4을 넘었다. 따라서 병원을 찾지 않더라도 경도인지장애를 앓고 있는 인구가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들이 조기에 의료기관을 방문해,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막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경도인지장애는 치매로 진행될 확률이 매우 높다. 실제 미국의 메이요클리닉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 환자 270명을 10년 간 추적 조사한 결과, 이들 중 매년 10-15%씩 치매로 진행됐으며 6년 간 약 80%의 환자가 치매로 발전했다. 따라서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부터 정확한 진단을 통해 치매로 이어지는 건망증인지 아니면 단순한 노화로 인한 건망증인지를 확인하고 치료해야 한다.

가천대 길병원 가천뇌건강센터 연병길 센터장(정신건강의학과)은 “치매로 발전하기 전인 경도인지장애 단계에서 빨리 진단하고 병의 진행을 막기 위한 조치를 취하는 것이 최선”이라며 “치매의 진행을 늦추는 항치매약물이 경도인지장애가 치매로 진행되는 것을 늦춰주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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