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적정 운동이 높은 강도 운동보다 남성에 더 좋아”

적당한 강도로 지속적으로 운동한 남성은 높은 강도로 운동한 남성보다 정자의 질이 더 좋았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규칙적인 운동이 정자의 질을 높이고 정자 수를 늘리는 등 임신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지만 ‘적정 수준’이 더 효과적이라는 것이다.

난임을 호소하는 부부 세 쌍 중 한 쌍은 정자의 질이 낮아 문제가 생긴다. 이 때문에 남성들은 건강한 정자를 생산하는 방법으로 건강한 식사, 정상 체중의 유지, 음주 및 흡연 절제, 고혈압·우울증 치료제 등의 복용 금지 등을 추천받는 경우가 많다.

독일 유스투스 리비히 대학교 베자트 말레키 교수 연구팀은 중년 남성 280명을 대상으로 운동이 정자의 질 및 숫자에 미치는 영향을 6개월 동안 연구했다. 연구팀은 형태와 강도가 각기 다른 운동이 정자의 질과 정자 수에 미치는 영향을 알아보기 위해 연구 대상자들을 4개 그룹으로 나눴다.

제1그룹은 트레드밀에서 적당한 강도로 걷거나 뛰는 운동을 계속하게 했고, 제2그룹은 트레드밀에서 제1그룹보다 더 높은 강도로 걷거나 뛰는 운동을 계속하게 했고, 제3그룹은 트레드밀에서 가장 높은 강도로 걷거나 뛰는 운동을 하되 간헐적으로 하도록 했다. 제4그룹(대조군)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도록 했다.

그 결과 운동 프로그램을 수행한 남성 전원은 운동을 전혀 하지 않은 남성들보다 정자의 질이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운동을 한 남성들의 경우 DNA 손상이 더 적었고, 정자가 더 건강했으며, 대사성 스트레스 요인이 더 낮았고, 정자 생성을 예측할 수 있는 정자 전구체의 숫자가 더 많았다.

미국 생식의학회 부회장 피터 슐리겔 박사는 “이번 연구 결과는 운동의 효과에 대한 우리의 생각과 상당히 일치하며, 이전의 관련 연구보다 내용이 더 좋다”고 평가했다. 그는 “대부분의 종전 연구는 사람들을 무작위로 운동그룹에 속하게 한 뒤 정자의 질에 대한 결과를 비교하는 경우가 없었고, 오히려 운동습관을 사후 보고한 남성들의 정자검사 결과를 활용하는 한계점을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연구에서는 운동의 강도도 주목 대상이었다. 적절한 강도로 지속적으로 운동한 그룹이 높은 강도의 운동을 한 다른 두 그룹보다 정자의 질이 좋았다. 이에 대해 연구팀은 “원인은 명확하지 않지만 너무 심한 운동이 일으키는 체열과 관련이 있는 것 같다”고 밝혔다. 연구팀은 마라톤 선수와 높은 강도로 운동하는 사람들을 위해 체열을 없애는 방법을 찾는 데 관심을 쏟고 있다.

슐리겔 박사는 “규칙적인 운동은 혈액순환을 개선하고 혈관을 건강하게 하기 때문에, 혈액순환이 잘 돼야 하고 혈류에 민감한 고환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운동하는 모든 남성은 체중 및 체지방을 줄이고 운동능력을 개선하는 효과를 거둘 수 있기 때문에, 운동은 생식기능을 향상시키는 방법이 될 수 있다. 또 지방이 많은 조직은 대사성 스트레스 물질의 높은 수치와 관련이 있다. 따라서 체중을 줄여 몸매를 날씬하게 만들면 정자의 질을 높이고 정자 수를 늘리는 데 도움이 된다.

운동을 해야 할 이유는 이미 많이 있으나, 앞으로는 운동을 정자의 질을 높이는 요인으로 주목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이 내용은 생식저널에 발표됐고 미국 시사주간 타임과 성 전문 인터넷신문 속삭닷컴이 보도했다. (사진=shutterstock.com)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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