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 한미약품 키워드, “신뢰회복-신약개발”

최근 2년간 한미약품은 제약계의 스타였다. 2015년 한미약품은 그야말로 꽃길을 걸었다. 베링거인겔하임과 사노피 등 외국계 제약사를 상대로 신약 기술수출에 잇따라 성공하면서 국내 제약계의 관심을 한 몸에 받았다. 수출 규모도 무려 8조원에 달했다. 한미약품의 성공에 자극받은 정부는 바이오제약의 성공적인 미래를 내다보며 1500억 원 규모의 펀드를 조성하기도 했다.

반면 2016년은 한미약품에겐 최악의 해였다. 반복된 늑장공시로 신뢰도에 큰 타격을 입었다. 한미약품은 9월 8500억 원 규모의 올무티닙 기술 수출 상대였던 베링거인겔하임으로부터 계약 해지를 통보받았으나 하루가 지난 뒤에야 공시를 통해 알렸다.

또한 12월에는 1조원 규모로 얀센에 수출한 비만당뇨 치료제 ‘HM12525A’의 임상시험 중단 소식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으나 “임상중단이 아닌 임상 환자 모집의 일시적인 유예”라는 한미약품의 해명은 몇 시간이 지난 뒤에야 공시를 통해 나왔다.

문제는 늑장공시였다. 제약사에게 기술수출이 호재라면 수출해지는 대형악재다. 임상시험 중단 역시 신약 개발의 중단을 의미할 수도 있는 것이기에 호재와 악재에 민감한 주식시장을 감안했다면 곧바로 공시를 해야 하는 중대한 사안이었다.

검찰조사 결과 한미약품 일부 직원들은 해당 정보를 미리 알고 주식을 매도한 사실이 드러나 구속영장이 청구됐고, 한미약품에 투자했던 소액주주들은 손해를 입었다. 한미약품 뿐만 아니라 제약업계의 전체 신뢰도가 동반 추락하는 씻을 수 없는 상처가 됐다.


— 신뢰회복-R&D로 재도약

늑장공시와 신뢰도 추락이라는 어두운 터널 속에서 헤맸던 한미약품은 지난해 일어난 일들을 반면교사 삼아 2017년은 신뢰받는 제약기업으로 다시 태어날 것을 다짐했다. 신년메시지를 통해 “2016년 늑장공시 의혹으로 큰 물의를 빚고 심려를 끼쳤다”며 “R&D 노력에 병행돼야 할 경제적 가치와 사회적 책임에 소홀했다”며 자성의 목소리를 냈다.

또한 “신약의 성격상 ‘라이선스 계약’ 성사 이후 장기간에 걸쳐서 단계적으로 창출되는 마일스톤 계약의 의미와 리스크에 대해 사회적으로 충실히 설명을 못한 부분이 있었다”며 “미숙하고 부족했던 2016년을 깊이 반성하고 새해에는 더욱 신뢰받고 사랑받는 제약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심기일전 하겠다”고 강조했다.

한미약품의 이러한 다짐은 0.02%의 기적이라 불리는 신약개발로 이어질 전망이다. 사실 신약을 개발하기 위해서는 10년이 넘는 시간과 1조원 안팎의 거대한 자본이 투여된다. 때문에 개발과정에서의 임상시험 실패와 중단 등의 브레이크는 흔한 일이다. 제약업계에서 신약개발을 험난한 길에 비유하는 것도 같은 이유다.

그럼에도 한미약품은 신약개발을 통해 무너진 신뢰를 회복하겠다는 심산이다. 한미약품 이관순 대표이사는 “세계 수준에 어울리는 기준을 갖춰 글로벌 신약 창출을 앞당기겠다”며 “이를 통해 신뢰받고 사랑받는 제약사로 거듭나겠다”고 밝혔다.

이 대표는 “라이선스 계약한 신약들 중 일부가 반환됐거나 변경됐지만, 나머지 신약들 개발에 집중해 꼭 상업화까지 성공시킬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신약 개발은 상황에 따라 지연되거나 아예 중단해야 하는 경우가 생길 수 있지만 어떠한 난관에도 굴하지 않겠다는 게 이 대표의 각오다.

실제로 한미약품은 국내 제약사 중 신약 개발을 위한 R&D에 가장 많은 투자를 하고 있다. 보건복지부와 전자공시 등에 따르면 한미약품은 2015년 1872억 원을 R&D에 투자해 국내 제약사 중 1위를 차지했고 2016년에도 3분기까지 1251억을 투자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한미약품의 신약 개발 의지는 흔들림이 없다. 일부 품목의 계약 해지가 있었지만 주요 신약들의 임상시험은 꾸준히 진행되고 있다. 호중구감소증 바이오신약 ‘에플라페그라스팀’은 국내와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며, 일라이 릴리에 기술 수출했던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HM71224’는 글로벌 임상 2상을 진행중이다. 또한 차세대 장기 지속형 당뇨병치료제로 꼽히는 ‘HM11260C’도 미국 FDA 임상 2상이 진행 중이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다양한 적응증의 신약들의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다. 2016년 안좋은 일들이 있었지만 신약 개발은 순항 중”이라며 “신약 개발을 통해 대한민국 대표 제약회사로서 세계적인 제약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하겠다”고 밝혔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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