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명 원인 황반변성, “금연, 자외선 조심”

금연과 자외선 차단으로 예방하는 ‘노인성 황반변성’

[오현섭의 눈 이야기] 금연과 자외선 차단으로 예방하는 ‘노인성 황반변성’

한 50대 남성 환자가 시야가 구불구불하고 검은 점이 보인다며 진료실을 찾았다. 진단 결과 왼쪽 눈에 황반변성이 꽤 많이 진행되어 있었다. 흡연 여부를 묻자 하루에 반 갑씩 30년간 흡연했다는 대답이 돌아왔다. 흡연은 황반변성에 악영향을 끼치므로 금연을 권하자 표정이 어두워졌다. 다행히 환자는 눈 건강을 위해 금연을 결심했고, 주사치료를 받으며 시력이 호전되길 기다리고 있다.

우리나라 65세 이상 노인의 실명원인 1위는 황반변성이다. 황반변성은 시력의 중심을 담당하는 황반에 신생혈관이 발생하여 부종이나 출혈로 인해 변성이 나타나는 질환이다.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 없이 시력이 떨어지는 느낌이 들거나 중심 시야가 흐려 보인다. 선이 굽어 보이거나 시야 중심부에 까만 점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는 황반변성이 많이 진행된 것으로 치료하지 않으면 증상이 악화되어 시력을 잃을 수도 있다.

최근, 대표적인 노인성 질환이었던 황반변성의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다. 한국망막학회의 국내 주요 병원 내원 환자수 분석에 따르면, 새로 발생한 진행형 황반변성 환자는 2000년부터 2009년까지 7.4배, 40~50대 환자의 경우 9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황반변성은 연령 증가에 따른 노화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는데, 발병 연령대가 낮아진 것은 그만큼 눈의 노화가 일찍 시작되었다는 것을 의미한다.

눈의 노화를 앞당기는 요인에는 크게 흡연과 자외선이 있다. 특히 흡연은 황반변성과 강력한 상관관계가 있다. 담배를 피우면 황반변성 발병 가능성이 2배 이상 높아진다. 자주 흡연을 할수록, 흡연량이 많을수록 황반변성 고위험군에 속한다. 금연 후에도 계속 그 위험도가 증가된 상태이므로 유의해야 한다.

자외선(UV)도 눈의 노화 속도에 영향을 미친다. 자외선은 길이에 따라 UVA부터 UVC로 나뉘는데, 이 중 파장이 가장 긴 UVA는 망막까지 침투한다. 눈에 흡수된 자외선은 활성산소를 생성하여 망막세포를 손상시켜 변성을 일으킨다. 이 밖에도 비만과 고(高)콜레스테롤도 황반변성을 유발하는 위험인자로 알려져 있다. 육류 위주의 식생활, 당 지수가 높은 패스트푸드와 인스턴트 식품 위주의 서구화된 식생활은 눈의 노화를 앞당긴다.

황반변성 발병 연령대가 낮아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환자 수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황반변성 발병 위험인자를 차단하고 생활 속에서 예방하려는 습관이 필요하다. 금연은 물론, 야외활동 시 선글라스를 착용해 자외선을 차단해야 한다.

전신 관리가 곧 눈 건강 관리인 만큼, 평소 운동과 식생활도 신경 써야 한다. 하루 30분~1시간 정도의 가벼운 산책 등 유산소 운동은 비만, 고혈압 등 만성 질환을 예방하고 신체 노화 속도를 늦추는데 도움을 준다. 육류 위주로 섭취하기 보다는 균형 잡힌 식단으로 적정 체중을 유지해야 한다. 황반변성은 조기에 발견하여 치료한다면 평생 충분히 시력을 유지할 수 있다. 일 년에 한 번 정기적으로 안과를 방문해 망막 정밀 검사를 받는 것도 질환을 예방하는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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