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에 지친 간, 건강상태 알 수 있는 증상은?

간 건강을 얘기할 때 흔히 술을 떠올린다. 송년 모임이 잦은 요즘 과음을 조심하라는 당부가 많을 것이다. 간은 알코올 해독 뿐 아니라 몸에 필요한 많은 종류의 단백질과 영양소를 만드는 등 중요한 기능을 한다. 많은 약물과 독성 물질을 해독하고, 면역기능을 담당하기도 한다. .

간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 대사 등 다양한 대사작용에도 관여한다. 인체의 장기 중 가장 큰 간은 그 기능이 절반 이상 저하되어도 특별한 증상이 나타나지 않기 때문에 ‘침묵의 장기’라고 불린다. 따라서 간에 이상이 있을 때는 이미 몸에 심각한 손상이 있다는 증거다.

간 질환으로 병원을 찾는 환자들의 증상은 매우 다양하다. 피로와 오른쪽 상복부가 결리고 불편하다는 사람을 비롯해 업무상 술을 많이 먹는데 과로까지 겹쳐 간이 염려되어 오는 경우도 더러 있다. 또한, 가족이나 친척 중에 만성간질환 환자가 있어 불안해 하기도 한다. 건강 진단에서 간 기능 검사치가 비정상이고 지방간이 있다는 말을 듣고 병원을 찾기도 한다.

만성간질환은 간경변증이나 간암으로 발전할 수 있다. 따라서 이런 증상이 의심 된다면 만성간질환 유무를 판정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하다. 분당서울대병원 소화기내과 정숙향 교수는 “간 질환의 유무는 병력에 대한 문진, 진찰 소견, 혈액검사, 간 초음파, CT 검사 등 여러 가지를 종합해 이뤄진다. 어느 한 가지만 받고는 정확한 상태를 알 수는 없다”면서 “환자를 직접 보면서 병력을 듣고, 만져보고 다양한 검사소견을 해석함으로써 병을 진단하고 상태를 파악하게 된다”고 했다.

간질환의 일반적인 증상은 피로와 전신 쇠약감, 구역, 구토, 식욕 감퇴가 있을 수 있다. 소화불량, 식욕부진이나 체중 감소 또는 복수로 인한 체중증가 등이 동반된다. 또한 복통, 주로 우상복부 동통이나 불쾌감, 출혈(잇몸출혈, 코피, 쉽게 멍드는 현상)이 있고 황달, 간장색 같이 진한 소변이 나타난다. 성욕감퇴나 성 기능 장애(고환위축, 발기 부전, 무월경 등)도 있다. .

간이나 담도 질환이 있으면 몸의 대사산물인 빌리루빈이라는 물질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한다. 눈의 공막이나 피부에 침착해 노란색을 띠게 된다. 이를 ‘황달’이라고 하는데, 공막이 피부보다 착색이 더 잘 되기 때문에 눈에 황달이 더 일찍 나타난다. 피부가 노랗게 보이더라도 눈의 흰자위가 노랗지 않다면 황달이 있는 것은 아니다. 또한, 몸에 축적된 빌리루빈이 일부 소변으로 배출되므로 진한 색을 띠게 된다. 물을 적게 섭취해 소변이 농축될 경우도 색이 진해질 수 있으나 황달 시 소변은 ‘갈색’혹은 ‘빨갛다’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간 염증 수치’란 AST(GOT)와 ALT(GPT)를 말한다. 이는 간세포가 파괴될 때 혈중으로 분비되는 효소로 혈중 수치가 높다는 것은 현재 간 손상이 있음을 의미한다. 하지만 ALT, AST 수치 상승의 정도가 간의 손상 정도와 비례하는 것은 아니다. 즉, 간 염증 수치가 열 배 높다고 해서 간이 열 배 나쁘다고 할 수 없다. 또한 간 염증 수치가 정상이라고 해서 간이 정상이라고 할 수 없다. 간 기능을 평가하기 위해서는 10여 가지의 다양한 간 기능 검사 수치를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한다.

정숙향 교수는 “여러 가지 간 기능의 이상을 단 하나의 검사로 모두 알 수는 없으며, 간 질환이 의심되는 경우 간 기능을 평가하고 원인질환 및 합병증을 알아내기 위해 추가적인 검사(여러 혈액검사와 초음파 검사 등의 영상 검사)는 반드시 필요하다”면서 “간에 암이 있거나 간경변증이 되어도 혈액으로 보는 간 기능검사가 정상일 수 있으므로 영상 검사는 필수”라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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