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강박장애 환자?

박근혜 대통령이 강박장애 또는 강박적 성격경향일 가능성이 크다는 주장이 정신의학과 의사들을 통해 나오고 있다. 이들 정신의학과 의사들은 “국정조사 때 드러난 사실들과 지금까지 대통령의 이해 못할 행동들이 강박장애라면 설명이 된다”고 조심스럽게 주장을 펼쳤다.

14일 국정조사에서 김경진 의원(국민의당)은 송영길 의원(더불어민주당)의 발언과 중앙일보 칼럼을 인용해 박근혜 대통령이 인천시청에 잠시 머물면서 시장실의 멀쩡한 화장실 변기를 교체했고, 2013년 영국 국빈 방문 당시 투숙한 호텔 매트리스 교체와 화장대 전등과 장막 설치를 요구했다고 주장했다. 또한 손혜원 의원(더불어민주당) 보좌관의 SNS를 통해서는 박 대통령이 인천 해군2함대 인천해역방어사령부에 들려 화장실을 사용하고 아시안게임 행사 때 다시 방문할지도 모른다는 이유로 화장실 전면 교체를 지시했던 사실이 알려졌다.

아울러 비선실세 특혜 의혹에 휩싸인 김영재 원장은 “박 대통령이 얼굴 흉터로 인한 얼굴 비대칭에 대해 수차례 물으며 집요할 정도로 신경을 썼다”고 증언했다. 특히 박 대통령은 국정을 책임지는 대통령이면서도 세월호가 침몰하는 급박한 순간에 머리를 손질하느라 금쪽같은 시간을 허무하게 보냈다는 의혹과 머리 손질과 화장을 하지 않으면 평상시에도 그 어떤 사람을 만나지도 않는 등 이해하기 힘든 행동을 보였다는 증언들도 나왔다.

박 대통령이 보인 이상 행동들에 대해 누리꾼들은 대부분 야유를 보내고 있지만, 상당수 정신의학과 전문의들은 전형적인 강박장애 증세로 진단하면서 안타까워했다.

강박장애는 불안장애의 하나로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불안감, 불쾌감 등이 되풀이돼 특정한 행동이나 사고를 반복하는 마음의 병이다. 강박장애 환자는 결벽증, 확인강박증 등의 증세를 보이고 매우 완고해보이거나 다가서기 어려워 보이는 특징도 보인다. 어렸을 때 엄격한 환경에서 컸거나 정신적 충격이 있었던 사람에게서 잘 나타난다. 영화 ‘이보다 더 좋을 순 없다’에서 잭 니콜슨이 이 병 환자를 실감나게 연기해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일부 의사는 박대통령이 강박장애 환자라고 단언할 수는 없어도 강박적 경향이 나타나는 불안장애일 가능성은 커 보인다고 진단했다.

정신건강의학과 A교수는 “멀쩡한 화장실 변기를 교체하고 침대 매트리스 등을 교체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강박증 환자의 전형적 특징”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정신건강의학과 B교수는 “불안수준이 굉장히 높고 걱정이 많은 사람들은 무리한 행동들을 보인다”면서 “박 대통령의 변기 교체와 같은 행동들은 불안장애로 인한 강박 증상으로 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흉터로 인한 얼굴 비대칭에 신경을 쓰는 것과 머리손질에 집착하는 박 대통령의 행동도 불안장애로 인한 강박증상이라고 판단했다.

A교수는 “얼굴 균형에 대해 집착하는 것은 일부 강박증 환자에게 나타나는 신체이형성증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B교수는 “박 대통령의 상태는 강박적 성격을 가진 불안장애일 확률이 높다”고 언급했다. 머리 손질의 집착은 강박적 성격에서 보이는 전형적인 형태로 밖에 나가야 하는데 옷이 가지런히 걸려있지 않으면 밖에 나가지 못하는 것처럼 강박적 성격으로 봐야 한다는 설명이다.

A교수는 “박 대통령이 의사 결정을 신속하게 하지 못하는 것도 강박장애의 특징”이라고 말했다. B교수는 “박 대통령은 하나하나 따져서 의사결정을 하지만 효과가 떨어지는 반면 최순실은 직관적으로 밀고 나가니까 강박적인 성격의 박 대통령이 최순실을 봤을 땐 굉장히 효율적인 사람으로 비쳤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신의학과 전문의인 개원가의 C박사는 “박 대통령이 세월호 사태 때 머리를 손질하느라고 몇 시간을 보냈다는 것도 강박장애 환자라면 설명이 가능하다”면서 “강박장애 환자는 세수, 화장, 외출 준비 등에 남들이 상상하지 못하는 시간이 걸리기도 한다”고 말했다. 그는 “박 대통령이 사람을 잘 안 만났던 것도 이해가 간다”고 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청와대 내에는 박 대통령을 치료할 정신과 전문의는 없었던 것으로 나타났다. 14일 국정조사에 증인으로 출석한 이병석 전 청와대 주치의는 “통상적으로 대통령 주치의는 20~30명의 규모로 각과 전문의를 자문단에 포함시키게 되는데, 청와대에서 정신과 전문의는 없었다”고 증언했다.

C박사는 “대통령 주치의가 정신건강에는 이상이 없어 보인다고 했지만, 정신과 전문의가 진단했다면 다른 결과가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면서 “우리나라의 정신과 의사에 대한 편견이 결국 이 사태의 근저에 깔려 있어서 씁쓸하다”고 말했다.

그는 “청와대 의료진은 박 대통령에게 안정제만 처방했을 가능성이 있으며 이 경우 무기력증에 빠지며 증세가 악화될 수 있다”며 “대통령에게 항우울제, 안정제 처방, 인지행동치료 등 정신과 치료만 제대로 했다면 증세를 완화시킬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C박사는 “이번 스캔들은 정신과에 대한 편견의 벽이 높은 우리나라에서 대통령의 권위 앞에서 누구도 정신과 진료를 받으라고 말하지 못해서 생긴 사건일 수도 있다”며 “개인적으로 처음에는 분노했지만 지금은 고통 받는 환자의 모습이 그려져 의사로서 안타까운 마음도 든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Shutterstock/Frederic Legrand – COMEO]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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