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인 크기 클수록 나르시시즘 있다(연구)

유명인이 아니라면 다른 사람에게 사인해줄 일은 거의 없다. 따라서 가정을 통해 다른 사람에게 사인을 해준다고 생각해보자. 또렷하고 굵직한 필치로 쓸 것인가, 가볍게 휘갈겨 쓸 것인가. 이 같은 사인 유형을 통해 나르시시즘 정도를 파악할 수 있단 연구결과가 나왔다.

네덜란드와 우루과이 공동 연구팀이 여성 192명, 남성 148명을 대상으로 사인을 하도록 한 다음, 사인 유형을 성격적 특성과 비교, 분석했다.

그 결과, 사인을 굵고 큼직하게 하는 사람일수록 “나는 자부심이 있다”거나 “낯선 사람 앞에서도 부끄럽지 않다”와 같은 진술에 보다 동의하는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진술에 동의한다는 것은 ‘사회적 권위’라는 기질이 강하다는 의미다.

또 여성실험참가자들은 두꺼운 필체로 사인하는 사람일수록 “나는 특별한 사람이다”라거나 “나는 위대한 사람이 될 것이다”와 같은 주장에 동의하며 강한 나르시시즘을 보였다.

단 사인 크기와 이기심 사이에는 별다른 연관성이 드러나지 않았다. 사인의 크기가 크다고 해서 자기 잇속만 챙기려는 기질인 ‘공격적 우월성’이 높지는 않았던 것이다.

성격연구저널(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에 실린 이번 논문에 실린 내용이 신빙성 있다면 손 글씨를 통해 성격을 파악할 수 있단 해석도 가능하다. 필적을 통한 다양한 검증이 가능하단 것이다.

하지만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사인에 한정된 실험이었던 만큼 일반적인 손 글씨를 통해서도 성격을 확인할 수 있단 주장을 내세우기엔 조심스럽다는 반응이다. 단 손 글씨도 자신을 표현하는 수단인 만큼 성격을 드러내는 요인의 하나일 가능성은 충분히 있을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연구는 선행연구들과 일맥상통하는 부분들도 있다. 지난 연구에 따르면 사인에 감탄부호나 선처럼 추가 장식을 더하는 여성일수록 나르시시즘 성향이 강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사인을 크게 하는 CEO일수록 높은 연봉을 받지만 정작 그들의 회사는 좋은 성과를 내지 못하는 경향을 보여 허세와 나르시시즘 성향을 반영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가 좀 더 의미 있는 이유는 여러 기준을 바탕으로 사인의 크기를 좀 더 면밀하게 분석했다는 점이다. 연구팀은 평면, 각도, 글자의 윤곽선 등을 다채롭게 반영해 크기를 측정했다는 점에서 기존 연구보다 신빙성이 높다는 점을 강조했다. 또 이름의 글자 수, 특정 문체 등 복잡한 요인을 통제함으로써 일관성 있는 결과를 도출하기 위해 노력했다는 점도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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