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황우석 불러 차병원 연구 지원?

청와대 경제수석실(수석 안종범)이 박근혜 대통령과 최순실 씨(60)의 단골병원인 차움 병원이 속한 차병원 그룹의 연구를 돕기 위해 주관부처인 보건복지부를 제치고 전문가 자문회의를 열었고 이 자리에 황우석 박사가 나타나 연구 지원 필요성을 주장한 것으로 드러났다.

의료계 관계자에 따르면 지난 4월 28일 서울역 회의실에서 경제수석실 정만기 산업통상자원부 비서관이 황우석 박사 등을 대동하고 전문가들을 불러 ‘비동결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를 지원하기 위한 자문회의를 개최했다. 이 회의에는 정 비서관과 황 박사 외에도 복지부 과장과 생명윤리 전문가 등 10여 명이 참석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관계자는 “국내에서 비동결 난자를 이용한 줄기세포 연구는 차병원 그룹이 유일해서 사실상 차병원 그룹을 지원하기 위한 회의였다고 해도 무방하다”고 말했다.

그는 “통상적으로 비동결 난자 연구는 복지부에서 담당하고 청와대에서 주관한다면 보건복지 수석이 담당해야 마땅하다고 생각했는데 경제수석실에서 회의를 주관해 의아했다”면서 “회의 분위기는 연구 허용 쪽으로 방향을 잡고 몰아간다는 느낌이 강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전자 회사 T사 측 인사가 앞장서서 비동결 난자 연구가 당연하다고 몰아갔고 황우석 박사는 묵묵히 회의를 지켜보다가 말미에 ‘노무현 전 대통령과 배아복제 연구 활성화에 대해 합의를 봤다가 불미스러운 일로 중단됐지만 이제는 다시 이 분야 연구가 재개될 시점’이라고 의견을 개진했다”고 전했다.

이 회의 뒤인 5월 18일 규제개혁장관회의에서 박 대통령은 “비동결 난자의 연구사용을 금지하는 규제를 풀어야 한다”고 말했다. 4월 자문회의에서 생명윤리와 추가의견수렴 필요성 등의 이유를 내세워 소극적인 입장을 보인 복지부 과장은 6월 10일 다른 곳으로 발령받았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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