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른이지만…알약 삼키기 어려운 이유

어린 아이들은 알약을 먹기 힘들어 하기 때문에 어린이가 먹는 경구용 약은 주로 가루나 물약 형태로 나온다. 그런데 어른이라고 해서 알약을 전부 잘 넘기는 건 아니다. 어른 중에도 알약 먹기가 물 마시기처럼 간단하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는가하면 한 알씩 따로 삼키기도 버겁다는 사람들도 있다. 어른이지만 알약을 먹기 힘든 이유는 뭘까.

지난 한 보고에 따르면 알약을 먹는 사람 중 40%가 알약 삼키기를 도전적인 일이라고 인식하는 경향을 보였다. 또 이들 중 78%는 약 넘기기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고 이런 문제를 놓고 의사와 상담해본 적이 단 한 차례도 없다고 답했다.

알약을 삼키기 어려운 원인의 상당수는 ‘연하곤란’에 있다. 연하곤란은 식도의 운동성에 문제가 있거나 공간이 협소해져 음식물이 잘 내려가지 않거나 내려가는 속도가 느려진 상태다.

목에 걸릴까봐 두려워하는 심리 상태도 알약을 제대로 넘기지 못하는 원인이 된다. 생물학적으로 걸림돌이 되는 요인도 있다. 음식물을 삼키는 과정은 여러 근육과 신경세포가 관여해 자동 처리되는데, 이 과정에서 우리 몸은 목구멍으로 넘어온 음식물이 입안에서 분해된 상태라고 해석한다. 그런 점에서 분해되지 않은 상태로 넘어오는 알약은 우리 몸이 해석의 오류를 일으키게 만든다.

대부분 알약 삼키기를 어려워하는 사람들은 조심히 한 알씩이라도 힘겹게 넘길 수 있지만 일부는 아예 먹지 못한다. 병을 완화하기 위해선 알약을 반드시 먹어야 함에도 불구하고 못 먹는다는 것이다. 가령 알레르기 환자가 약을 먹고 증상을 누그러뜨리는 대신 가렵거나 재채기가 나는 등의 증상을 참고 견디는 걸 택한다는 설명이다.

이 같은 문제점을 인식하기 시작한 제약사들은 알약 외의 다양한 형태의 경구용 약들을 개발하고 있다. 성인용 약도 어린이들이 먹는 약처럼 물약이나 가루약 형태로 바꾼다는 것이다. 이처럼 제형을 바꾸면 체내 약물 흡수가 빨라지는 등의 이점도 생긴다.

물약 외에도 부드러운 형태의 가루약, 물에 넣으면 기포가 일어나는 발포정, 녹여 먹는 필름형 등 다양한 유형의 경구용 약물이 개발되고 있다. 단 각 개인에 따라 일부 형태의 약은 맞지 않을 수 있다. 가령 발포정의 탄산가스는 위장벽을 자극할 수 있기 때문에 위장이 약한 사람에겐 맞지 않다.

알약을 잘 넘기는 사람도 주의할 사항이 있다. 간혹 물 없이 알약만 넘기는 사람들이 있는데, 이렇게 먹으면 약의 잔해성분이 식도에 남아 자극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약만 넘기는 것보단 물과 함께 먹는 편이 좋다. 또 찬물보단 따뜻한 물이 약의 흡수력을 높인다. 커피, 탄산음료, 차 등 생수가 아닌 다른 음료는 약을 넘기는 용도로 적합하지 않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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