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짜약 알고 먹어도 통증 줄어든다

처방전 없이 살 수 있는 진통제와 함께 가짜약인 플라시보를 복용하면 요통이 감소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심지어 실험참가자들이 플라시보가 통증을 감소시키는 역할을 못한다는 사실을 인지하면서도 이 같은 효과를 얻는다.

최소한 3달 이상 요통이 지속되고 있는 환자 100명을 대상으로 한 이번 연구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이미 규칙적으로 진통제를 복용해왔다. 이부프로펜이나 나프록센 같은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증제가 이들이 복용하고 있던 약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무작위로 두 그룹으로 나눴다. 한 그룹은 일반적인 진통제만 복용했고, 나머지 한 그룹은 진통제와 함께 플라시보를 복용했다.

플라시보와 연관된 대부분의 선행 연구들은 실험참가자들이 플라시보가 가짜약이라는 사실을 모르고 복용하는 방식으로 진행됐지만 이번 연구는 실험참가자들에게 가짜약을 제공한다는 사실을 직접 알려줬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단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에게 위약효과에 대한 정보를 함께 제공했다. 플라시보라는 사실을 모르고 약을 복용하면 가짜약임에도 불구하고 약 효과가 나타날 것이란 믿음 때문에 실질적으로 증상이 완화되는 생리학적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약물을 복용한지 3주가 지난 다음 실험참가자들의 요통 증상 수준, 또 요통으로 인한 신체활동 상태 등에 대해 묻는 설문조사를 시행했다.

그 결과, 플라시보를 함께 복용한 그룹은 실험 전보다 통증과 활동장애가 30% 줄어든 경향을 보였다. 반면 일반 진통제만 복용한 그룹은 실험 전후 응답 결과에 별다른 차이가 없었다.

물론 이 같은 응답 결과가 실질적으로 실험참가자들의 요통이 줄어들었다는 걸 증명할 수 있는 건 아니다. 단지 기분 상 통증이 줄어든 것처럼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포르투갈 연구팀에 따르면 플라시보를 복용한 사람들은 무의식적으로 그들이 먹은 추가적인 약물이 안전하고 만성 요통에 효과가 있는 부가물이 들어있을 것이란 기대감을 가졌기 때문에 이 같은 효과가 나타났을 것으로 보았다. 또 플라시보를 통한 잠재적인 치료효과가 앞서 증명돼온 만큼 자신의 믿음만으로도 치료가 될 것이란 기대 역시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됐을 것이란 분석이다.

즉 이번 연구를 통해 볼 때 실험참가자들에게 굳이 플라시보라는 사실을 숨기지 않더라도 위약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어느 정도 입증했다고 볼 수 있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통증저널(Journal Pain)’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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