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등산법 5가지 “하산할 때 더 주의”

최근 산을 찾았다가 다치는 사람들이 속출하고 있다. 자신의 몸 상태도 살피지 않고 무리하게 등산에 나섰기 때문이다. 특히 하산 시에는 장시간 하중을 견뎌야 하고 내리막길에서 힘이 앞으로 쏠리기 때문에 관절에 무리가 가기 쉽다. 평소 운동량이 적거나 무릎이나 허리 관절 질환을 앓고 있는 사람의 경우 하산 중 척추와 관절을 지지하는 인대가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또한 등산을 가장 즐겨 하는 40-50대 중년층은 노화로 인해 하산 시 발생하는 작은 충격에도 관절 손상을 입을 수 있다.

일반적으로 산에 올라갈 때 힘이 더 들기 때문에 오르막길에서 무릎 관절에 무리가 갈 것으로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실제 관절이 받는 부담은 내리막길에서 훨씬 크다. 무릎은 내려올 때 더 망가지기 쉬운 구조로 돼 있기 때문이다. 산에서 내려올 때 빠른 속도로 내려오다 보면 연골이 깨지는 등 관절에 손상이 가게 된다. 특히 하산 중 갑작스러운 방향 전환이나 착지를 하는 경우 관절이 급하게 뒤틀리게 돼 반월상 연골 관절 부상을 입을 수 있다.

반월상 연골은 무릎 관절의 안팎에 있는 물렁뼈인 C자형 모양의 섬유 연골이다. 무릎에 가해지는 충격을 흡수하는 쿠션 역할을 해 무릎 관절을 보호해준다. 그러나 무리하게 사용하거나 심한 충격을 받으면 반월상 연골이 찢어질 수 있고 한번 손상되면 자연 치유나 재생이 어렵다. 등산 후 앉아 있다가 일어나거나 무릎을 구부리고 펼 때 ‘두둑’ 소리와 함께 심한 통증이 발생할 수 있다. 또한 갑자기 무릎에 힘이 빠져 주저앉은 경험이 있다면 단순 등산 후유증이 아닌 무릎 연골 손상을 의심하고 즉시 병원을 방문해야 한다.

등산 중 발생한 부상은 심하지 않은 경우 일상생활에 크게 지장이 없어 자가치유가 된 것으로 오인해 방치하기 쉽다. 그러나 메디힐병원 정형외과 전문의 임희준 과장은 “반월상 연골판이 손상되면 갑자기 무릎이 움직이지 않게 되는 무릎 잠김(knee locking) 현상으로 인해 심각한 보행 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손상 범위가 점점 커지면 결국 퇴행성 관절염으로 발전하게 된다”며 “연골 손상 정도가 경미할 경우 압박붕대나 부목, 소염제 등을 이용한 보존적 치료로 회복이 가능하므로 증상 초기에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내리막길에서는 체중이 앞쪽으로 쏠리면서 허리 근육 및 무릎 관절에 영향을 끼칠 수 있다. 하산할 때는 평지보다 절반 정도의 속도로 천천히 걷고, 걸을 때는 보폭을 크게 하거나 뛰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때 무릎 보호대와 실리콘이나 폴리우레탄 재질의 깔창을 착용하면 무릎 관절을 잡아주고 발목과 무릎에 오는 충격을 줄일 수 있다.

또한 등산용 지팡이인 스틱을 사용하면 균형을 잡는 데 도움이 된다. 하중의 30% 정도를 팔로 분산시켜 척추와 무릎에 전달되는 충격이 줄어든다. 산에 오를 때는 스틱을 짧게 잡고 하산할 땐 길게 조정해서 쓰는 것이 좋다. 만약 스틱이 없다면 주변 자연물에 몸을 의지해 체중을 분산하기보다는 부러진 나뭇가지를 주워 스틱 대용으로 사용하도록 한다. 메디힐병원 신경외과 조정현 과장은 “등산 전 반드시 몸에 열이 날 정도로 준비운동을 해서 관절의 운동 범위를 넓히고 배낭 무게는 본인 체중의 10% 이하인 것으로 선택해 하산할 때 허리에 가해지는 압력을 최소화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김용 기자

    저작권ⓒ 건강을 위한 정직한 지식. 코메디닷컴 kormedi.com / 무단전재-재배포, AI학습 및 활용 금지

    댓글 0
    댓글 쓰기

    함께 볼 만한 콘텐츠

    관련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