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방적 유방절제, 최근 3년간 5배 증가

유방암 발생을 막기 위한 ‘예방적 유방절제술’이 최근 3년 간 5배 이상 증가했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헐리우드 배우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수술이 알려진 2013년을 기점으로, 2012년과 2015년 사이 BRCA 유전자 검사 건수가 3배 이상 늘어났다는 것이다. 한국유방암학회는 18일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5배, 양측난소절제술을 받은 건수도 4.7배 증가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한국유방암학회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자료를 토대로 연간 BRCA1 유전자 검사 건수를 분석한 결과, 2012년 946건에서 2015년 2,837건으로 안젤리나 졸리가 예방적 수술을 받은 2013년 이후 약 3배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래프 1] 또한 BRCA2 검사 건수도 유사하게 늘어난 것으로 드러났다.

[그래프 1: 국내 BRCA1 유전자 검사 건수 추이]

유방암 및 난소암의 가족력이 많았던 안젤리나 졸리는 BRCA 유전자 검사를 통해 BRCA1 유전자에 변이가 있음을 확인, 2013년 예방적 절제술을 받았다. 이후 이 내용이 미디어에 발표되면서 유전성 유방암에 대한 대중들의 인식을 높이는 중요한 계기가 되었다.

유전성 유방암이란 특정 변이 유전자로 인해 가족 내 세대를 이어 질병이 발생하는 것이다. 전체 유방암의 5-10%를 차지하며, 원인이 되는 대표 유전자는 BRCA1, BRCA2이다. BRCA1, BRCA2 유전자 변이가 있는 여성은 유방암뿐만 아니라 난소암 발생 위험도 높아질 수 있다. 국내 보고에 의하면 BRCA1 변이 여성의 경우 70세까지 유방암 발생 위험률은 72.1%, 난소암의 발생 위험률은 24.6%였다. BRCA2 변이의 경우는 각각 66.3%와 11.1%로 밝혀졌다.

국내 28개 대형병원에서 한쪽 유방암이 있는 BRCA 변이 보인자 717명을 조사한 결과, 예방적 수술로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2012년 대비 2015년 5배, 양측난소절제술을 받은 건수는 4.7배 증가했다. [그래프 2] 또한 예방적 수술을 시행한 기관수도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대편 유방절제술을 시행한 기관은 2012년과 2015년 각각 3개에서 8개 기관으로, 예방적 난소절제술은 7개에서 15개 기관으로 2배 이상 증가했다.

[그래프 2: 한쪽 유방암 있는 BRCA 보인자의 예방적 수술 건수 추이]

예방적 수술의 목적은 유방암과 난소암의 발생 위험과 사망률을 낮추기 위한 것이다. 수술 종류는 예방적 유방절제술(예방적 양측, 예방적 반대측 유방절제술), 예방적 양측난소절제술이 있다. 유방절제술의 경우, 많은 환자들이 여성성의 상징인 유방 절제에 대한 상실감과 두려움으로 인해 반대편 유방절제까지 받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하지만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시술 시점을 기점으로 유방암 환자들의 인식이 바뀌고 있음을 확인할 수 있다.

예방적 양측난소절제술은 변이 유전자와 보인자의 유방암 발생과 난소암 발생 위험을 낮추며, 사망률 감소에도 효과가 있다고 밝혀졌다. BRCA 유전자 보인자의 경우 일상생활 관리, 암발생의 감시, 화학적 예방 등을 통해 암 예방 및 조기진단에 노력해야 한다. 보다 적극적인 예방을 위해서 예방적 수술을 선택할 수 있다.

BRCA 유전자 검사 및 예방적 수술에 대한 보험 확대, 전문의들의 유전자 검사 및 치료에 대한 인식 변화, 한국인 유전성 유방암 연구(KOHBRA)도 여성들의 유전성 유방암 예방에 대한 인식 증대에 큰 도움이 된 것으로 나타났다.

2005년 BRCA 검사 보험 적용을 시작으로 2012년 5월 보험 대상 확대에 이어 2012년 12월 예방적 난소절제술 보험도 적용되었다. 이후 안젤리나 졸리의 예방적 수술이 알려지고 유전자 검사에 대한 인식이 더욱 확대되어 2013년 5월 BRCA 유전자 검사는 전년 동기대비 약 61%까지 증가했다. 또한 한국유방암학회가 국내 유방암 전문의 7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15년 예방적 수술을 상담하는 경우가 2012년 대비 2배 이상 증가해 이에 대한 전문의들의 인식도 크게 변화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유방암학회 한세환 이사장(아주대학교 병원 유방암센터장)은 “BRCA1, BRCA2 유전자의 변이는 유방암과 난소암뿐만 아니라 남성 유방암, 전립선암, 췌장암, 담도암, 대장암 등 다양한 암의 위험도를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학회 김성원 홍보이사(대림성모병원, 원장)는 “유전자 검사는 반드시 시행 전 유전상담을 통해 BRCA 변이 확률이 높은 여성들을 대상으로 이뤄져야 한다”면서 “특히 예방적 수술을 선택한 경우 수술로 생길 수 있는 득실에 대해서 전문의와 충분한 상담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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