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세 아이도 뒷담화 밝힌다”(연구)

소수의 사람들끼리 모여 뒷담화하는 행위는 신뢰할만한 사람, 거리를 두고 피해야 할 사람을 구분하는 수단으로 이용돼왔다. 오늘날은 누군가를 험담하고 안 좋은 소문을 퍼뜨리는 방식으로 변질됐다는 점에서 문제가 되고 있지만 인간이 오랫동안 뒷공론을 벌여왔다는 점을 고려한다면 인간의 본능적 행위일 가능성이 있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뒤에서 남몰래 누군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이미 미취학아동기 때부터 시작되는 행위다.

소문이 형성되려면 사람들이 모인 자리에서 제3자에 대한 새로운 정보를 주고 받는 과정이 진행돼야 한다. 보통 “어젯밤 oo이 무슨 일을 했는지 들으면 깜짝 놀랄 걸”과 같은 흥미를 끌만한 문장으로 이야기가 시작된다. 이처럼 공유된 내용은 제3자에 대한 평판을 형성한다. 그렇다면 이처럼 상대방을 평가하는 대화는 인생의 어느 시점 시작될까.

‘영국발달심리학저널(British Journal of Developmental Psychology)’에 실린 최신 논문에 따르면 3살만 되도 다른 사람에 대해 평가하기 시작한다. 연구팀은 3세 아동 24명과 5세 아동 24명을 모집해 인형 두 개와 함께 간단한 게임을 진행하도록 했다. 칸막이로 서로 분리된 공간에 있는 인형들에게 튜브에 메달을 넣어 전달하는 게임이다. 이를 전달받은 인형도 마찬가지로 실험참가아동에게 메달을 전달했다.

실험참가아동에게는 총 3차례의 기회가 주어졌는데 매 차례마다 최소한 4개의 메달을 인형들에게 전달해야 했다. 게임이 끝난 뒤에는 메달을 넉넉하게 가지고 있어야 그에 대한 보상으로 선물을 받게 될 것이란 내용도 전달됐다. 그런데 게임 도중 한 인형이 다른 한 인형보다 메달을 주는데 인색하게 구는 경향을 보였다.

각 실험참가아동이 게임을 한 뒤에는 곧바로 또 다른 아동이 게임에 참여했는데, 이 아동은 연구팀에 의해 이미 훈련된 연기자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아동이 항상 먼저 게임을 하도록 했는데, 실험참가아동이 게임을 하고 나면 시간이 부족해 연이어 게임하는 연기자 아동은 한 번만 게임을 하도록 했다.

이 부분이 이번 연구의 중요한 포인트다. 연구팀은 연기자 아동이 게임을 한 회밖에 못하는 상황에서 실험참가아동이 이들에게 조언을 건네는지 확인했다. 실험 결과, 실험참가아동들은 “녹색인형에게 메달을 줘. 좀 더 관대한 친구거든”과 같은 뒷공론을 벌이는 경향을 보였다.

단 3세 아동은 어느 인형과 게임을 해야 하는지 조언하긴 했지만 그 이유를 밝힌 사례는 드물었다. 반면 5세 아동은 상당수가 왜 해당 인형에게 메달을 전해야 하는지 그 이유를 함께 밝히는 경향을 보였다. 이는 5세 아동이 3세 아동보다 가십을 좋아해서라기 보단 3세 아동은 아직 타당한 이유를 명백하게 설명할만한 능력이 부족하기 때문일 것이란 분석이다. 즉 말로 표현하는데 어려움을 느낄 뿐 3세만 돼도 이미 자발적으로 제3자에 대한 평가를 내리고 평판을 형성하는데 기여하는 정보를 제공한다는 설명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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