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이면 자신에게 신세 진 사람 기억”(연구)

사람은 자신에게 도움을 준 사람과 받은 사람을 기억한다. 쩨쩨하고 타산적인 행동 같지만 이 같은 기억은 사회관계 형성을 위한 기본 정보가 된다. 무임승차하려드는 사람은 피하고, 도움이 될 만한 사람은 가까이할 수 있는 판단을 내리는데 도움이 되기 때문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3살만 되도 이미 이 같은 사고가 가능하다.

발달심리학자들은 선행연구를 통해 미취학아동도 서로 혜택을 주는 관계와 그렇지 않은 관계를 예리하게 구분해낼 수 있단 점을 발견한 바 있다. 함께 장난감을 공유하고 놀았던 경험이 있는 아이와 향후에도 보다 자주 함께 장난감을 공유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것이다.

최신 논문은 이 같은 과정이 보다 이른 시기부터 가능하단 점을 증명했다. 3세만 되도 누군가 나에게 신세를 졌단 사실을 인지하게 된다는 것이다.

독일 뮌헨대학 연구팀은 3세와 5세 아동 40명을 모집해 두 마리 동물 인형과 함께 물건을 공유하는 놀이를 하도록 했다. 각 아이마다 3차례씩 놀이를 진행했는데, 각 게임마다 두 마리 동물에게 자신이 가지고 있는 스티커 중 몇 장을 나눠줄 것인지 선택했다.

연구팀은 동물 중 한 마리에게는 스티커 6장 중 2~3장을 나눠주도록 했고, 나머지 한 마리에게는 2장 중 1장을 주거나 아예 주지 않아도 되는 선택을 하도록 했다. 즉 총 3차례 이 같은 과정을 반복하는 동안 아이들은 두 마리 동물 중 어떤 동물이 자신의 스티커를 좀 더 많이 가져갔는지 인지하게 된다.

그 다음 연구팀은 각 동물들도 사실은 원래 자기 소유의 스티커가 있었단 추가적인 정보를 제공했다. 또 아이들로부터 전해 받은 스티커와 동물들이 원래 가지고 있던 스티커들을 합치면 이제 두 마리 동물과 실험참가아동 모두 동등한 개수의 스티커를 갖게 됐다는 내용도 전달했다.

마지막으로 연구팀은 각 동물들이 풍선, 구슬 등 아이들이 솔깃할만한 장난감을 가지고 있단 사실을 알려줬다. 그리고 연구팀은 실험참가아동에게 두 마리 동물 중 한 마리에게 장난감을 함께 가지고 놀자고 요청하도록 했다.

그 결과, 아이들은 일관성 있게 앞서 자신이 스티커를 좀 더 많이 나눠줬던 동물에게 장난감을 함께 가지고 놀자고 제안하는 행동을 보였다. 5살은 물론 3살 아동도 동일한 경향을 보였다. 즉 아이들은 앞서 어떤 동물이 자신에게 좀 더 많은 신세를 졌는지 인지하고, 전략적으로 그들에게 장난감 공유를 요청하는 행동을 보였다는 분석이다. 유아기 후기뿐 아니라 전기에도 자신에게 도움을 받은 상대를 인지하고 해당 상대에게 자신도 도움을 요청할 수 있다는 심리를 형성하고 있단 의미다. 이 같은 연구논문은 ‘발달심리학(Developmental Psychology)저널’에 발표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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