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 빼고 싶은 사람, “통통한 친구와 어울린다”

다이어트를 할 때 늘씬한 배우 사진을 냉장고에 붙여둔다거나 마른 몸매를 가진 모델 사진을 휴대폰 배경으로 깔아두는 이유는 이를 자극제 삼아 다이어트 동기를 강화하려는 목적이다. 그런데 이처럼 다이어트에 대한 욕구를 가진 사람들이 현실에선 자신보다 살찐 사람과 어울리는 경향을 보인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베일러대학교와 예일대학교 공동연구팀에 따르면 날씬한 사람들과 어울리는 사람일수록 체중 감량 성공 확률이 높다. 그런데 과체중이나 비만인 사람들은 체중 감량에 대한 욕망에도 불구하고 자신보다 몸무게가 많이 나가는 사람을 친구로 두는 특징을 보인다.

살찐 친구와 함께 있으면 소외감을 느낀다거나 외모 때문에 차별 받는 경험을 할 가능성이 줄어들기 때문일 것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몸무게 때문에 겪어온 치욕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이 같은 친구들과 어울리다보면 체중 감량에 대한 의지도 점점 약해진다.

연구팀은 18~65세 사이 성인 9300명의 정보를 수집, 분석해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실험참가자들은 본인의 체중 및 사교생활에 대한 질문들에 답했다. 체중을 감량하고 싶은지, 현재 체중을 유지하고 싶은지, 평소 가깝게 어울리는 사람들의 체형은 어떤지 등에 대해 답한 것이다.

실험참가자들은 친하게 지내는 가족이나 친구 4명의 몸에 대해 평가했다. 날씬한 축에 속하는지, 뚱뚱한 편인지, 본인과 비슷한 체격인지 등에 대한 점수를 매긴 것이다. 그리고 각 지인들과 얼마나 자주 교류하는지도 체크했다. 연구팀은 1년이 지난 뒤 동일한 설문조사를 또 다시 실시했다.

응답 분석 결과, 체중 감량을 원한다고 답한 사람들은 체중을 유지하길 원한다고 답한 사람들보다 뚱뚱한 친구가 많았다. 또 자신과 비슷한 체중을 가진 친구보단 체중이더 많이 나가는 친구와 어울리는 일이 잦았다.

1년 후 진행한 설문 결과에서도 살을 빼고 싶다고 답한 사람들이 체중을 그대로 유지하고 싶다고 답한 사람들보다 날씬한 사람과 즐겨 어울리지 않는 생활을 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자신보다 날씬한 친구가 늘어난 사람은 체중이 다소 줄어드는 결과를 보였다.

이 같은 연구결과를 살찐 친구는 버리고 날씬한 친구를 만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서는 안 된다. 그보다는 체중 감량에 실패하는 근본적인 원인을 이해해야 한다. 적극적으로 체중 감량을 시도하기보단 자신보다 살찐 친구들 사이에 숨어 상황을 외면하려는 사고가 다이어트를 방해한단 점을 인지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비만저널(Journal Obesity)’에 실렸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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