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실이 된 상상 속의 에로티시즘

● 이재길의 누드여행(40)

사라 문 (1941~,영국)

사진은 그 역사가 시작된 이후 ‘있는 그대로의 현실’을 기록해오다가 20세기 중반부터 감성을 담아내는 표현의 도구로 급격히 조명을 받게 된다. 대상에 대한 개념적인 통찰력뿐만 아니라 감성적인 해석을 통해 내면세계를 투영할 수 있는 새로운 시대가 열리게 된 것이다. 이제 사진은 더 이상 기록을 위한 매체가 아닌, 표현을 통한 언어형태로 다양하고 새로운 세계들을 선보이기 시작했다. 특히, 누드사진 작품세계에서 큰 변화의 움직임이 있었다. 여체의 선과 질감으로 에로티시즘을 표현한 사진들이 쏟아져 나오던 당시, 독특한 사진기법을 통해 감성이 묻어나는 여체의 신비로움을 극대화 한 사진가가 등장하게 되었다. 바로 영국 출신 사진가 ‘사라 문(Sarah Moon)’이 대표적이다.

사라 문은 본래 모델로 활동을 시작하였다. 그녀는 19살이 되던 해부터 영국과 유럽 등지를 무대로 패션모델 활동을 하였고, 「엘르」,「마리끌레르」 등과 같은 유명 화보잡지를 통해 이름을 알렸다. 당시 활동하던 세계적인 패션사진가 ‘헬무튼 뉴튼’과 ‘기 브르뎅’의 사진 속 모델로도 등장하기도 했다. 그녀는 우연히 스튜디오에서 다른 모델들을 찍게 된 계기로 사진에 대한 관심을 갖게 된다. 이후, 29살이 되던 해부터 본격적인 사진가의 길을 걷기 시작한다. 그녀가 쏟아낸 작품세계들은 몽상적이고 낭만적인 인상파를 연상케하는 개성있는 스타일로 대중들의 이목을 끌기 시작하였다. 특히, 그녀는 인간존재가 지닌 절대적인 아름다움들을 그대로 증명하는데 주력했다. 사진을 통해 여성의 외면뿐만 아니라 내면이 지닌 섹슈얼리티의 형체들을 표현한 것이다.

[사진1] Calendario Pirelli 1972 [사진2] Stockings 1997

그녀의 사진 속 여인들은 광채를 통해 드러나는 신비로운 실체들로 하나씩 나타난다. 여성이 지닌 고유한 존재적 가치와 감미로운 감성의 실체들이 따뜻한 온기를 품은 채 절대적인 실체들로 재현된 것이다. 서정적이며 잔잔한 그녀의 무게감 있는 사진화법은 내면 깊은 곳으로부터 묘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창가 너머 보이는 가슴을 드러낸 여성의 모습은 기존의 다른 예술가들의 누드작품에서 볼 수 있었던 적나라한 성적 표현은 아니지만, 참을 수 없는 설레임과 강렬한 섹슈얼리티가 되어 떨리는 가슴 속 깊이 파고든다.[사진1]

[사진3] Untitled, 1974

여인을 비추는 자연광은 공간을 붉은 색으로 채색하듯 묘한 분위기를 연출하여 가슴을 드러낸 여인을 향한 본능적인 시선을 있는 그대로 보여준다. 또한, 보일 듯 말듯한 여인의 누드는 모델과의 일정한 촬영거리를 통해서 주체할 수 없는 성적 호기심을 자극한다. [사진2] 몽환적인 색감과 동화 속 세계를 연상하게 하는 상황연출을 통해 누드에 내재된 진정성과 절대적인 아름다움의 실체들을 사실 그대로 담아내려고 한 것이다. 그렇기에 그녀의 사진 속에 드러나는 회화적인 요소들은 단순한 재현의 범위가 아닌, 여체가 지닌 에로티시즘을 극대화하는 도구적 요소들인 것이다. 이러한 그녀의 사진화법과 작업태도에서 기존의 작가들과는 차원이 다른 새로운 해석력을 엿볼 수 있다.

사라 문은 여체의 움직임과 따스한 체온을 사진 위에 고스란히 담아내어 살아 숨쉬는 에로티시즘의 실체들을 그녀만의 독특한 화법으로 사실대로 표현하였다. 그녀의 카메라 앞에서 자연스레 가슴을 드러낸 채 모호한 몸짓을 짓고 있는 여인의 모 습은 상상 속에서만 존재하는 완벽한 자태(姿態)를 보여준다.[사진3]

흐릿한 초점과 거친 입자, 노스텔지어를 불러 일으키는 독특한 색감은 마치 화가 ‘에드가 드가’의 화폭(畵幅)을 연상케 하는데, 보는 이로 하여금 사랑하는 이를 향한 에로틱 한 감성을 느끼게 한다. 사라 문의 누드사진은 잡지와 매체를 통해 패션사진과 광고사진 등으로 자주 등장하였다. 이는 여인의 누드는 그 어떤 화려한 의상과도 비교할 수 없는 완벽한 패션이며, 예술에서 드러나는 궁극적인 본체이기 때문이다.

※ 사진 출처

[사진.1] 출처링크

[사진.2] 출처링크

[사진.3] 출처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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