욕망과 환상의 존재, 누드

이재길의 누드여행(39)

얀 샤우덱(Jan Saudek, 1935-, 체코)

1930-1940년대 독일의 나치가 등장하면서 유럽의 여러 국가들은 쓰라린 아픔을 겪어야 했다. 체코 역시 나치의 점령과 독재(獨裁)로 수많은 사람들이 죽고, 유태인들은 강제수용소로 끌려가기도 했다. 이러한 환경 속에서도 꿋꿋하게 존재의 아름다움을 꿈꿔온 예술가가 있었다, 바로 체코 출신 사진가 ‘얀 샤우덱’으로, 그는 이 시대의 가장 대표적인 예술가였다. 체코 프라하에서 태어난 그는 프라하 국립 인쇄 미술학교에서 사진을 전공하며 자신만의 독특한 작품세계를 추구하였다. 당시 은행원이자 유태인이었던 그의 아버지는 나치의 점령으로 한 순간 직장을 잃게 되어 거리의 청소부로 전락했다. 사촌들은 모두 강제수용소로 끌려가 살해당하는 등 그는 험난한 어린 시절을 보내야했다. 전쟁이 끝나고도 소련군의 지배로 어두운 삶을 이어가던 그는 가난을 벗어나기 위해 사진인쇄소에서 일을 하며 다양한 경험을 쌓기 시작했다. 그러던 중, 우연히 친구가 건넨 사진작품집을 보다가 사진가 에드워드 스타이켄이 기획한 ‘인간 가족’전 작품집을 보고 큰 충격을 받게 되면서 본격적인 사진가의 길을 걷게 되었다.

그는 언제나 ‘이상’을 추구하였다. 힘겨웠던 어린 시절의 삶은 현실 속에서 새로운 세계를 투영하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 그의 예술세계에 근본적인 영향력을 끼치게 되었다. 그가 추구하는 ‘이상’은 절대적인 아름다움과 감동이 공존하는 세계를 의미한다. 사진을 통하여 자신의 내면세계를 담아내기 위해 선택한 것은 바로 여성의 누드였다. 카메라 앞에서 옷을 벗은 채 포즈를 취하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찰나의 순간으로 사진 속에 담아 영화와 같은 진한 감동의 이야기로 재탄생시킨 것이다. 작은 몸짓과 눈빛만으로도 여인의 에로티시즘은 강렬하게 드러났고, 노골적인 여체의 표현은 상상할 수 없는 ‘환상’과 ‘환희’의 결정체를 보여주었다.[사진.1, 사진.2]

때로는 포르노그라피를 연상케 하는 의도된 성적 묘사는 예술과 외설의 논란을 불러 일으키기도 하였지만, 그는 언제나 자신만의 독특한 예술성으로 이런 논란을 잠재웠다.

그는 날씬하고 몸매가 뛰어난 여인들의 누드만 찍은 것은 아니었다. 거대한 체구(體軀)의 여인들의 누드도 그의 사진 속 주인공이 되어, 카메라 앞에서 한결같은 자유로움과 순수한 여성미를 나타내었다. 목, 허리, 가슴, 엉덩이 뿐만 아니라 음부까지 서슴없이 드러낸 그들의 모습으로부터 전해지는 에로틱한 풍채(風采)는 여인이 지닌 고유한 아름다움 뿐만 아니라 인간의 고귀한 존재감마저 느끼게 한다.[사진.3, 사진4] 때로는 자극적이고 아크로바틱(Acrobatic)한 포즈 등을 연출하여 절정에 이르는 성적 판타지를 그대로 나타내 그 안에 투영되는 존재적 가치를 독특하게 형상화하였다.

그는 흑백사진으로 여체를 담아낸 후, 사진 위에 채색작업을 하였다. 이러한 그의 작업과정에서 욕망의 감정, 여인의 환상, 그리고 여체로부터의 온기(溫氣)를 색(色)으로 묘사함으로써 누드에 대한 세련미와 여체의 새로운 해석을 보여준다. 흑백사진과 그 위에 채색된 색감의 묘한 조화는 상상의 세계에 존재하는 여인의 신비로움이 나타나있다. 따뜻하지만 강렬한, 순수하면서도 자극적인 그의 누드사진은 여전히 여체를 향한 열렬한 욕망이 담겨있다.

※ 사진 출처

[사진.1] 출처링크

[사진.2] 출처링크

[사진.3] 출처링크

[사진.4] 출처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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