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퉁불퉁 비대흉터도 RNA 기술로 치료 가능”

수술이나 외상으로 생겨 잘 없어지지 않는 흉터도 앞으로 치료할 수 있게 될 전망이다. 중앙대학교병원 피부과 김범준 교수팀과 성균관대학교 화학과 이동기 교수팀은 최근 RNAi(RNA간섭) 기술을 통해 난치성 비대흉터와 켈로이드성 흉터 치료법을 개발해 관련 논문을 발표했다고 25일 밝혔다.

비대흉터와 켈로이드성 흉터는 피부 진피 내 섬유조직이 과도하게 증식해 결정형태로 튀어나오는 것이다. 통증을 동반할 뿐만 아니라 심하면 자신감 상실, 대인기피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지금까진 약제나 레이저, 수술 등 여러 가지 치료법을 써서 눈에 덜 띄게 호전시키긴 했지만, 흉터 자체를 완전히 없애긴 어려웠다.

연구팀은 세포주와 동물실험을 통해 RNAi 치료물질이 결합조직 성장인자(CTGF)의 발현을 억제해 피부 흉터와 섬유층의 주요 구성 성분인 콜라겐의 생성을 억제하는 효능이 있는 것을 확인했다. 모세포 단백질의 하나로 다양한 장기에서 섬유화를 유도하는 결합조직 성장인자(CTGF/CCN2)는 피부에 상처가 나면 발현되는데, 비대흉터와 켈로이드 흉터에서는 과다 발현돼 흉터가 지속적으로 남도록 한다.

RNAi 기술은 흉터에 관련된 성장인자의 발현을 억제하기 위해 화학적으로 합성한 RNA를 세포 안에 투여해 흉터와 관련된 유전자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게 하는 기술이다. 이동기 교수가 대표로 있는 올릭스는 RNAi 원천기술을 활용해 흉터치료제 ‘OLX101’를 개발해 제약사 휴젤에 기술 이전한 상태이다. 올릭스에 따르면 오는 2019년 출시를 목표로 한국과 호주에서 임상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현재까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뚜렷한 난치성 비대흉터 치료제나 흉터의 생성기전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흉터 생성을 억제하는 치료제가 없어 이번 연구 성과가 향후 치료제 개발로 이어질지 주목된다. 이동기 교수는 “RNAi 기술은 1세대 저분자 화합물, 2세대 재조합단백질 및 항체의 뒤를 잇는 3세대 신약개발 플랫폼으로 각광받고 있으며, 단시간에 다양한 질환에 대한 신약개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고 했다.

김범준 교수는 “RNAi 기술이 흉터 생성 과정에 직접적으로 관여해 흉터를 억제하므로 향후 난치성 비대흉터와 켈로이드성 흉터에 대한 근본적인 치료법으로 활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이번 연구는 중소기업청 글로벌강소기업과제 및 범부처 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올릭스, 성균관대학교, 휴젤이 공동 진행했다. 연구 논문은 네이처 자매지 ‘JID(Journal of Investigative Dermatology)’ 최신호에 실릴 예정이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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