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심할 때 “암 걸리겠다”…정말일까?(연구)

스트레스가 만병의 근원인 것은 이미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스트레스가 심할 때 많은 사람들이 “이러다 암 걸리겠다”라는 표현을 종종 내뱉을 정도다. 그런데 스트레스나 화를 자주 내는 습관이 적어도 유방암과는 직접적인 연관이 없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사별이나 이혼 등의 큰 고통을 겪는 것 또한 유방암 유발과 관련이 없었다.

이번 연구는 영국에서 대규모로 진행된 유방암 현세대 연구(Breast Cancer Now Generations Study)의 결과를 토대로 진행됐다. 런던 암연구회 연구팀은 40년간 11만3000명이 넘는 영국여성들을 추적 관찰하여 유방암의 원인을 분석했다.

연구팀은 2003년부터 환자를 대상으로 스트레스 빈도와 유형을 분류하여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스트레스를 받는 원인은 사별, 이혼, 20세 이하에서 부모님의 사망 등으로 조사됐다. 또한, 비만도, 신체활동, 음주량, 유방암의 가족력, 모유수유, 초산연령, 폐경연령 등의 인자를 분류해 6년간 참가자들의 유방암 발병률을 조사했다.

연구결과, 전체 여성 중 34%가 빈번하거나 지속적인 스트레스에 5년 이상 시달린다고 응답했다. 그 중 74%는 사별, 이혼 등 부정적인 일을 겪었다고 응답했다. 전체 응답자중 1.7%만이 유방암 진단을 받은 가운데,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고 응답한 정상 여성과 ‘스트레스를 받지 않는다’라고 응답한 정상 여성간의 차이가 없었다.

즉, 스트레스 유무와 유방암 환자의 비율이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반면에 이혼 여부는 유방암 발병에 약간의 상관관계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연구팀은 우연한 결과일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에 참여한 런던 암연구협회의 선임연구위원인 슈메이커 박사는 “스트레스와 유방암 발병율의 상관관계를 밝히는 것은 그동안 많이 시도돼왔다”며 “이번 연구의 의미는 40년간 11만3000명이 넘는 대규모 여성들을 대상으로, 유방암 발생이 스트레스와 관련이 없다는 결과를 도출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 내용은 최근 유방암 연구 저널(Breast Cancer Research)에 실렸다.

한편, 여러 암 관련 학회에서는 유방암의 위험을 줄이기 위해 체중조절, 절제된 음주습관, 활발한 신체 활동과 함께 스트레스 조절을 꼽아 왔다는 점에서 이번 연구는 많은 논란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보인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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