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시영 신임 연대 의대 학장, “환자보다 더 아파하는 의사”

송시영(58) 연세대 의대 교수(소화기내과)가 19일 열린 연세대 재단 이사회에서 의과대학 학장으로 최종 승인을 받았다. 송시영 교수는 지난 14일 교원인사위원회를 통해 신임 의대 학장으로 내정된 바 있다.

이날 이사회에서는 윤도흠 신임 연세대의무부총장 겸 의료원장, 이병석 세브란스병원장 선임 건도 승인됐다. 이들 세 사람은 8월 1일부터 2년간의 임기를 시작한다.

지난 1976년에 연대 의대에 입학한 송 신임 학장은 40년 만에 모교 후배들을 지도하는 최고의 자리인 의과대학 학장에 올랐다. 담췌장의 내과 진료 분야의 대가인 송시영 교수는 의료계에서 하루 24시간을 쪼개쓰는 사람으로 유명하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진료, 연구, 회의 일정이 빼곡하게 차있다. 그의 명함을 가득 메운 직함이 평소 활동을 말해준다.

연세의료원 연구처장, 산학협력단장,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과장, 연세암병원 췌장담도암 전문센터 센터장, 대한소화기암학회 이사장, 대한의용생체공학회 회장…

송 교수는 환자의 고통을 환자보다도 더 아파하는 의사로 유명하다. 자신이 맡고 있는 췌장암의 5년 생존율이 8%밖에 되지 않는 고약한 암이어서 더욱 그렇다. 췌장암을 조기에 발견하고 개인 맞춤형 항암제를 개발하기 위해 밤잠을 설치는 것도 이런 이유에서다.

송 교수는 “암과 싸우는 우리 의사들은 늘 가슴 한 구석에 미안함을 묻고 살아 왔다”면서 “밤을 설쳐가며 암세포를 물리칠 방법을 찾고, 가망이 없어 보이는 환자들에게도 짐짓 희망을 이야기해왔지만, 환자와 가족의 절실한 궁금증에 고개를 돌렸다”고 했다.

그가 대한소화기암학회 이사장으로서 암환자가 잘 먹으면서 병마와 싸우는 것을 돕기 위해 학회 의사들 뿐 아니라 식품영양학과 학자들과 함께 소화기암영양연구회를 결성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송 교수는 “암 투병 중인 환자들은 대부분 육류를 섭취하면 안 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이는 많은 사람들이 암 치료 식단과 암 예방 식단을 혼동해서 생기는 대표적인 잘못된 일례”라고 했다. 암 예방을 위해서는 고칼로리 지방식을 피하고 육류보다는 과일과 채소를 많이 섭취해야 한다.

그러나 막상 암이 발생해서 항암치료나 수술을 받은 경우 암 자체에서 생성되는 ‘악액질 유도 인자’ 때문에 영양상태가 나쁜 암 환자는 단백질 및 영양소를 적절히 공급받아야 한다. 송 교수는 “암 환자는 고기를 충분히 먹어야 한다”면서 “육류를 피하면 암과의 싸움에서 약해질 수밖에 없다”고 했다.

송 교수는 의사들이 “과학적으로 입증되지 않았다”고 침묵하는 사이에 ‘쉽게 결론을 내는 사람들’이 영양에 대한 잘못된 정보를 생산해서 퍼뜨린다고 했다. 이 때문에 ‘암 환자는 고기를 먹으면 안 된다’는 것처럼 환자에게 독이 되는 정보가 나돌고 있다고 했다.

그는 “이를 바로 잡기 위해 의사와 영양학자들이 손을 잡고 소화기암 환자의 치료 및 관리, 나아가서는 암 예방을 위해 일반인이 알아야 할 영양학적 정보를 적극적으로 알리겠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존스홉킨스, 메이요 클리닉 등 세계적인 병원의 석학들도 송시영 교수를 담췌장 내과 진료 분야의 대가로 꼽는 것을 주저하지 않는다. 자신의 전문 분야에 대한 열정과 환자 중심 진료에 대한 의지가 지금의 송시영 학장을 만들었다. 그는 이제 후배들에게도 ‘환자의 고통을 환자보다도 더 아파하는 의사’의 에너지를 심어줄 것이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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