끔찍한 소식이 일상으로… 잠엔 어떤 변화가?

 

최근 전 세계적으로 테러 및 쿠데타 등 불안한 소식이 잇달아 전달되고 있다. 여름휴가를 국외에서 보낼 계획이라면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이다. 직접적으로 테러를 경험하지 않더라도 이 같은 소식에 반복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심리적 손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심지어 수면패턴에도 변화가 일어난다.

총기난사, 폭탄테러와 같은 참사 소식이 일상처럼 매일 전달되면서 많은 사람들이 관련 사진과 영상들을 접하고 있다. 고통이 가장 큰 사람은 아무래도 직접적인 피해자와 희생자 가족들이겠지만 비슷한 처지에 있는 사람에게도 충격이 제법 크게 다가온다.

가령 미국에서 종종 벌어지는 흑인에 대한 경찰의 무자비한 폭행 소식을 접한 아프리카계 미국인들은 다른 어떤 집단보다 이에 대해 큰 상처를 받는다. 동성애자나 양성애자라는 이유로 차별을 당한 사례를 접했을 땐 성소수자들이 크게 상심하는 이유도 마찬가지다.

심지어 참혹한 사건과 전혀 사적인 연관성을 찾아볼 수 없는 사람도 누군가 고통에 처해있다는 사실이 부정할 수 없는 현실이라는 것을 안다면 충격을 받게 된다. 뉴욕대학교 로버트 호킨스 교수가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를 통해 밝힌 바에 따르면 해당 사건과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지 않은 사람도 소식을 접하는 것만으로도 트라우마를 경험할 수 있다.

영국 리버풀대학교의 연구에 따르면 트라우마는 불안증과 우울증이 발생하는 주된 이유다. 또 이는 불면증과 같은 수면장애로 이어지기도 한다. 이럴 땐 수면상태를 개선하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 수치가 상당 부분 떨어진다.

테러공격과 같은 끔찍 소식을 전해 듣고 잠을 제대로 못자는 건 사실상 인체에서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반응이다. 이런 상황에서 우리 몸은 스트레스 호르몬을 방출하는데, 이때 감정을 처리하는 뇌 영역이 부정적인 감정 상태에 그대로 머물도록 하면서 잠을 촉진하는 시스템의 활동을 방해한다. 육체적으로는 피곤하다는 사실을 감지하면서도 뇌가 이 같은 신호를 제대로 받아들이지 못해 잠들기 어려워지는 것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이 같은 스트레스와 수면장애는 가능한 빨리 회복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정신건강에 문제가 생기거나 만성적인 불면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 미국수면재단에 따르면 불안감과 불면증은 함께 공존하면서 악순환의 고리를 만들어나가는 성질이 있다.

그렇다면 끔찍한 소식이 지속되는 요즘 같은 시기 불면증에 시달리는 사람은 어떻게 수면장애를 극복해나갈 수 있을까. 우선 자신의 감정에 좀 더 솔직해야 한다. 슬픈 감정이 든다면 실컷 울 수도 있고, 불안하거나 두렵다면 “나는 현재 불안하고 두려운 상태다”라는 사실을 인정하라는 것이다.

이처럼 인정한 사실을 가족이나 친구처럼 누군가에게 털어놓는 것만으로도 마음의 짐이 상당 부분 줄어든다. 수면주기를 갑자기 바꿀 필요는 없다. 평소와 동일하게 잠자리에 들면 된다. 평소 낮잠 자는 습관이 없다면 낮에 피곤이 몰려오더라도 커피나 산책 등으로 잠을 깨워 밤잠을 유도한다.

잠들기 최소 30~45분 전에는 폭력적인 내용이 담긴 미디어에 노출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 스스로에게 괜찮다는 위안의 말을 건네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지 않으면 잠을 자야 한다는 압박감에 시달려 더욱 잠들기 어려워진다.

이 같은 방법들론 불안감과 수면장애에서 벗어나기 어렵다면 이때는 정신건강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하다. 미국심리협회에 따르면 트라우마로 인한 부작용을 진정시키는 방법과 기간은 개인차가 크기 때문에 본인 스스로 감당할 수 없을 땐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편이 가장 안전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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