격하게 기쁜 표정, 고통스러운 표정과 구분 안 된다

사이코패스는 행복한 표정과 슬픈 표정을 구분하는 능력이 떨어진다. 상대방의 기분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능력이 떨어진다는 것이다. 그런데 강렬한 기쁨을 표현할 때는 누구든 이를 고통스러운 표정과 구분하지 못한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고통스러울 땐 눈을 꽉 감은 상태에서 얼굴을 찡그리게 된다. 그런데 이처럼 일그러진 표정은 황홀경에 빠지거나 격하게 기쁜 상황일 때도 나타난다. 기뻐서 어쩔 줄 모르는 상태에 도달하면 거의 울부짖는 표정을 짓게 된다는 것이다.

이 같은 표정을 짓고 있는 사람의 상황을 이해하지 못한 채 단지 얼굴 표정만 본다면 상대방의 감정 상태를 파악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스라엘과 미국 공동연구팀은 프로 테니스 선수들의 사진을 수집했다. 해당 사진 속 선수의 얼굴은 경기에 이겼을 때 혹은 졌을 때의 표정이 담겨있다.

물론 이 같은 표정은 그들의 격렬한 신체활동, 언론에 공개될 사진에 대한 의식 등으로 인해 100% 정확한 감정이 담겨있다고 장담할 수는 없다. 하지만 연구팀은 최대한 상황 맥락을 분석해 기쁨과 슬픔을 담은 얼굴표정들을 선정했다.

또 오랜만에 집으로 돌아온 군인들의 모습도 수집했다. 이들은 가족들을 보고 황홀할 정도로 행복한 감정에 빠진 상태다. 이와 비교하기 위해 공포스러운 테러현장을 목격한 사람들의 얼굴 표정도 수집했다.

그리고 이처럼 감정이 고조에 달한 얼굴 표정이 담긴 사진들을 대학생 28명에게 보여줬다. 실험참가학생들은 영상 속 인물이 이 같은 얼굴표정을 짓게 된 맥락을 알지 못한 채 단지 얼굴 표정만으로 그들의 감정을 평가했다. 부정적인 얼굴표정이라고 생각할수록 1점, 긍정적인 표정이라고 생각할수록 9점에 가까운 점수를 매기는 방식이다.

실험 결과, 학생들은 강렬한 기쁨과 슬픔을 구분하지 못했다. 두 가지 감정 표현 모두 대체로 부정적인 얼굴 표정이라고 평가했다. 연구팀이 아이들의 얼굴표정을 담은 사진으로 유사한 실험을 진행했다.

부모가 아이의 간식을 몰래 뺏어먹다가 들킨 상황이라든가 아이가 좋아하는 스타의 콘서트티켓을 선물로 주는 상황처럼 아이가 전혀 다른 감정을 느낄만한 상황들의 표정을 수집해 보여준 것이다. 결과는 앞선 첫 번째 실험과 마찬가지였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기쁨과 슬픔이 상반된 방식으로 감정을 표현한다는 이론과 모순된다. 사실상 사람은 격하게 기쁠 때 오히려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때와 유사한 방식으로 표정을 짓는다는 것이다. 이는 과도하게 뿜어져 나오는 기쁨을 누그러뜨리고 마음의 평정을 되찾기 위한 방식일 것으로 분석된다.

단 부정적인 감정을 느낄 땐 기쁠 때와 유사한 얼굴 표정을 짓는 사례들이 발견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좀 더 깊이 있는 분석이 필요하다. 고통스러운 상황에서는 부정적인 감정을 그대로 표출하는 것이 도움을 요청하는 정확한 신호가 될 수 있기 때문일 것이라는 추정만 가능하다. ‘감정저널(Journal Emotion)’에 최근 게재됐다. [사진출처=American Psychological Association]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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