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르스 방역 좌우한 JCI, “분당차병원 최신 기준 인증”

 

병원을 평가하는 정부 차원의 인증제가 있지만, 해외에서도 통용되는 국제 인증으로는 JCI 인증이 대표적이다. 최근 10년간 해외 환자 유치가 화두가 되고, 지난 메르스 사태에서 JCI 인증병원의 엄격한 감염관리가 메르스 방역의 성패를 좌우했다는 분석이 나오면서 국제적으로 가장 높은 신뢰도를 인정받고 있는 JCI 인증에 대한 관심이 더욱 커지고 있다.

JCI는 세계보건기구(WHO)에서 최초로 지정한 국제 의료기관 평가 인증제로, 비영리법인인 제이코(JCAHO)가 지난 1994년부터 시행하고 있다. 전 세계 의료기관을 상대로 치료 전 과정에서 국제 표준에 따른 의료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지 엄격하게 평가한다. 환자가 병원에 들어서는 순간부터 퇴원하기까지 모든 과정이 평가 대상이다. 진료 및 진단 등 치료영역부터 의료 장비, 감염 관리, 환자 권리 보호, 시설 안전 관리, 직원 교육, 인사 관리를 망라한다.

JCI 인증기준은 재인증이 더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국내에서는 가장 최근인 지난 5월에 분당차병원이 JCI 기준집 제5판의 인증기준을 높은 점수로 통과해 주목받았다. 제5판에는 새로운 조사항목이 추가돼 기존 평가보다 기준이 한층 강화됐다. 분당차병원에 따르면 현장 심사는 닷새에 걸쳐 16개 부문, 298개 기준, 1225개 항목으로 진행됐다.

분당차병원은 시설, 환경 안전 등 전 부문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고, 특히 환자 교육, 환자 진료, 임상 연구 부문에서 만점에 가까운 점수를 받은 것으로 전해졌다. 성남, 판교, 분당 등 경기도 성남지역에서 JCI 인증을 획득한 병원은 분당차병원이 유일하다. 분당차병원의 JCI 인증은 가장 업데이트된 JCI 기준을 만족시켰다고 볼 수 있어 인증을 준비하는 병원들이 참고할 만하다. 분당차병원은 지난해 5월 사전모의평가를 시작으로 150여명 규모의 테스크포스팀을 구성해 1년간 인증을 준비했다.

JCI TFT 리더를 맡은 방사선종양학과 신현수 교수는 “중요한 정책을 도입해 의료서비스 질을 개선했다”며 “초기 대응이 중요한 환자의 위험 요인을 사전 선별하는 조기대응팀을 구성해 심정지 건수가 획기적으로 감소하는 성과를 보였고, 환자흐름관리팀에서 입퇴원 흐름을 관리해 입원 대기 상황이 줄면서 병상 효율이 높아져 위급환자를 빨리 치료할 수 있게 됐다”고 했다.

시설면에서는 감염관리가 주효했다. 시설팀 유규종 팀장은 “감염 환자에 의한 추가 감염이 발생하지 않도록 음압실을 보완한 점이 감염 예방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했다. 간호국과 유기적인 연계도 한몫했다. 간호국 김보람 계장은 “병동에 중환자가 발생하면 즉각 지원하는 신속대응팀을 구성하고, 소아와 여성에 특화된 복합 질환에 대처하기 위한 다학제팀 구성과 응급상황에 대한 대응 방안을 마련했다”고 했다.

이를 위해 TFT와 병원 QPS(의료질향상 및 환자안전관리)팀은 열흘간 매일 4시간씩 제5판으로 바뀐 JCI 기준집을 공부하는 데 매달렸다. 간호국 한윤미 주임은 “JCI 인증 평가단은 분만실 구석구석과 패널까지 열어볼 만큼 꼼꼼하게 현장을 실사했다”며 “먼지 하나 없이 정돈된 분만실을 본 JCI 평가단으로부터 ‘베리 굿’이라는 감탄을 들었을 때 그동안 힘들고 지쳤던 마음이 거짓말처럼 사라지고 짜릿한 성취감을 느꼈다”고 했다.

JCI 인증은 인증 전보다 인증 후가 더 중요하다. 신 교수는 “우리가 만든 정책과 체계를 얼마나 잘 준수하고 실행하느냐가 중요하다”며 “미흡했던 문항에 대해서는 전략적 개선 계획(SIP)을 작성하고 있으며, 이를 개선하는 데 집중할 것”이라고 했다. 차광렬 차병원그룹 총괄회장은 “세계적 경쟁력을 확보함으로써 앞으로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족시키는 의료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고 했다.

배민철 기자 mcbae200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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