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학제품 논란… “우리 아이 모기기피제 써도 되나?”

여름 휴가철을 맞아 가족들과 함께 캠핑이나 해외여행을 떠나는 사람들이 많다. 올해는 해외여행을 해도 뭔가 찜찜한 구석이 있는 게 사실이다. 세계 각국에서 유행하고 있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때문이다. 신생아의 소두증 발병과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진 지카바이러스 감염증으로 인해 모기기피제를 필수품으로 휴대하는 여행객이 늘고 있다.

그러나 ‘자라 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 보고 놀란다’는 속담처럼 가습기살균제 사태에 진저리를 치고 있는 일부 사람들은 모기기피제에 대해서도 조심스러워 하고 있다. “우리 아기에 사용해도 될까?” “어린이나 노약자는 안전할까?” 주로 ‘몸의 저항력이 약한 사람이 모기기피제를 사용해도 문제가 없는가’라는 물음을 던지는 사람이 많다.

그렇다면 모기기피제는 어린이에게 사용해도 안전할까? 우선 어린이는 성인에 비해 저항력이 약하기 때문에 보호자가 ‘연령별 사용 주의사항’을 세심하게 살펴서 사용해야 한다. 모기기피제는 밴드형(유효성분: 시트로넬라오일)이나 걸개형(유효성분: 메토플루트린) 제품이 아닌 피부 노출 부위나 옷 위에 직접 바르고 뿌리는 제품을 사용해야 한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외품으로 허가-신고된 모기기피제에는 ‘디에틸톨루아미드’(DEET) 성분을 함유한 제품이 있다. 이 제품은 6개월 미만의 영아에게는 사용을 금지하는 등 연령별 사용제한을 두고 있다”고 했다. DEET 성분은 비교적 살충효과가 높지만, 천연 모기 기피제 성분과 비교해 어지러운 증상이나 피부 발진 등 부작용이 우려되고 있다. 모기기피제는 제품별 특성에 따라 허가-신고된 용법-용량과 사용상의 주의사항을 잘 지킨다면 어린이에게도 안전하고 효과적이다. 어린이에게 사용할 때에는 어른이 먼저 손에 묻혀 어린이에게 발라줄 것을 권장한다.

임신부는 옷이나 모기장 등을 이용해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모기기피제를 사용할 경우에는 의약외품으로 허가-신고된 제품을 선택해 정해진 사용법과 주의사항을 꼭 준수해야 한다. 아울러 임산부 또는 임신 가능성이 있는 여성은 지카바이러스 감염병 발생 지역에 대한 여행을 자제하는 것이 좋다.

모기기피제는 모기를 죽이는 효과는 없다. 사용 후 일정 시간 동안 모기가 접근하는 것을 막아주지만, 한 번 사용으로 신체의 모든 부위에 효과를 낼 순 없다. 따라서 모기에 물리지 않도록 옷 등으로 몸을 최대한 가리거나 모기장 사용, 야외 활동 자제 등을 통해 모기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는 것이 우선이다.

국내에서 의약외품으로 허가-신고된 모기기피제는 미국, 유럽 등 국외에서도 지카바이러스를 옮기는 ‘이집트숲모기’나 ‘흰줄숲모기’에 대한 기피효과를 인정하고 있는 제품들이다. 지카바이러스를 가장 많이 전파하는 이집트숲모기는 국내에 없지만 우리나라에 있는 흰줄숲모기도 바이러스를 옮길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현재까지 흰줄숲모기가 바이러스를 보유한 것으로 확인된 사례는 없다.

모기는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뿐 아니라 다양한 감염병을 전파시킬 수 있기 때문에 가장 중요한 것이 물리지 않도록 하는 것이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현재까지 지카바이러스 감염증 예방접종 의약품은 없다”면서 “모기에 노출되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모기퇴치법을 알아둬 그대로 따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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